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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에 오른' 맥도날드…고위층 '부당내부거래' 조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3 04:44

수정 2014.11.07 14:04


미국 맥도널드 햄버거의 전(前) 회장 마이클 퀸란은 요즘 영 햄버거 맛이 쓰다. 미 증권관리위원회(SEC)가 내부자 거래 혐의로 그의 주식 매각에 칼을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

톱 경영자들의 주식매매를 면밀히 추적해 온 ‘워싱턴서비스’에 따르면 퀸란 전 회장은 지난 5월 자사주 26만주를 주당 38.63달러에 팔아 약 1000만달러(약 112억원)를 챙겼다.

문제는 매각 시점이다. 그가 주식을 판 뒤 맥도널드는 올해 수익이 예상에 못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내부자 거래 혐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맥도널드 주가는 이후 5월 최고치였던 주당 약 40달러에서 17%나 곤두박질쳤다. 현재 주가는 주당 32달러 선이다.

퀸란 뿐이 아니다. 최고경영자 잭 그린버그,사장 제임스 칸타루포,최고재정책임자 마이클 콘리 등 핵심 경영진이 지난 4∼5월 앞다퉈 주식을 팔아치운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총 1400만달러 어치를 팔았다.

맥도널드사 대변인은 “간부진이 주식을 판 것은 스톡 옵션 만기가 찼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은 최소한 월스트리트엔 아무도 없을 듯하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SEC도 조사에 착수했다.

맥도널드는 달러에 대한 유로화 약세로 햄버거 값이 상대적으로 비싸지면서 유럽 시장에서 매출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은 맥도널드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큰 시장이다. 또 브라질 레알화의 평가 절하로 남미 시장도 예전같지 않다.

지난 5년 동안 연 평균 10%의 주당 수익 증가율을 기록한 맥도널드는 올해도 10∼15%의 성장을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업체인 버거킹은 ‘포켓몬스터’ 판촉물을 대대적으로 뿌리면서 맥도널드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맥도널드는 새 메뉴를 내놓고 광고에 5억달러를 쏟아붓는 등 매출 신장에 안간힘이다. 그러나 시장이 맥도널드의 기대처럼 움직여 줄지는 의문이다.

SEC가 내부자 거래 혐의로 경영진 중 한명이라도 고발하는 날이면 이미지 추락을 단단히 각오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맥도널드가 다시 시장의 신뢰를 쌓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햄버거를 팔아야 할 지 모른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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