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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중기도 뛴다(中)] 섬유 ·전자까지 성공기업 수두룩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3 04:44

수정 2014.11.07 14:04


북한 장전항에서 온정리방향으로 3㎞거리에 위치한 (주)태창의 금강산 샘물공장.외금강 끝자락에 둥지를 튼 금강산 샘물공장은 작은 규모지만 연일 생수를 운반하는 북한 트럭이 줄을 잇는다.

금강산 뱃길이 열리면서 ‘금수강산의 상징’인 금강산에 생수공장을 건립한 (주)태창.이 회사는 ‘불안한 투자상대국’인 북한에 투자물꼬를 튼 후 최근들어 양질의 샘물 생산으로 성공적 남북 경협의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89년 30개 기업이 북한에 진출했고 지난달말 현재,북한에 진출한 업체는 약 132개사. 남북경협의 신호탄을 쏘아올린후 최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섬유,봉제,의류업종이 절반을 넘고 전자 통신 의약업종 등 진출업종도 다변화되고 있다.이중 공식적으로 남북경협 사업자로 선정돼 활동중인 기업은 △섬유―고합물산,한일합섬,코오롱상사 △농수산물―미흥식품,파라우수산,백산실업,해주 △전자 통신―LG전자,한국통신,삼성전자 등이다.이밖에 롯데제과,삼천리자전거,에이스침대 등도 남북경협에 동참했다.

지난 98년 봄,컴퓨터 모니터 생산업체인 (주) IMRI가 평양공장에 모니터 조립생산라인을 설치했다.이 회사는 원가절감을 위해 원래는 중국 진출을 계획했으나 북한으로 급선회했다.이유는 언어소통의 원활화,중국보다 수준높은 인력 등의 장점때문이었다.그러나 무엇보다 북한진출을 결정짓는 데는 오너인 유완영회장의 결단이 컸다.평소 동포애를 강조했던 유회장은 북한진출을 결정한 후 평양에 위탁가공 공장설립을 마쳤다. 그 후 IMRI는 북한의 풍부한 인력을 활용,월 3000대의 조립품을 국내로 반입,성공적 남북경협을 하고 있다.

또 지난 97년,녹음기와 마이크 등 음향기기 생산업체인 극동음향(주)이 평양근교 대학가거리의 한 공장에 마이크조립 생산라인을 설치했다.당시 극심한 노조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이 회사는 북한진출을 결정한 것이다.현지 근로자 40명에 150평정도의 작은 공장이지만 마이크 1개당 조립단가가 0.3달러에 불과하다.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생산라인 설치후 기술지도를 통해 조립생산에 들어간 후 최근 극동음향은 월 6만개의 마이크조립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두 회사는 북한의 저임금을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를 통해 성공적인 남북경협을 전개하고 있다.

이밖에 북한의 우수한 수자원(태창의 금강산 샘물),풍부한 농수산물(금오식품 고구마전분 가공,파라우수산 바닷고기 가공)등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도 많다.에너지,통신문제와 원부자재 공급 등 남북경협의 걸림돌도 없지 않지만 북한진출을 통한 결실을 맺는 기업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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