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화섬업계 재편 회오리…삼양사 SK케미컬 PE통합

이민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3 04:44

수정 2014.11.07 14:04


국내 화섬업체의 선두주자인 삼양사와 SK케미칼이 3일 폴리에스터 사업부문을 통합함에 따라 화섬산업 구조조정의 서막이 올랐다.

양사는 이날 코리아나 호텔에서 조인식을 갖고, “지분을 50대 50으로 나누어 오는 10월 1일 통합 법인을 출범시키겠다”며 “삼양사는 폴리에스터 장섬유, 단섬유 및 고상중합사업을, SK케미칼은 폴리에스터 장섬유, 단섬유 사업을 각각 통합법인에 넘긴다”고 밝혔다.통합법인은 자산 7000억원, 매출액 1조원 규모다.양사는 “통합법인설립으로 삼양사는 식품 및 의약,생명과학 등에, SK케미칼은 화학과 수지,정밀화학 등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통합효과= 양사는 폴리에스터 화섬산업의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통합논의를 서두르게 됐다고 말했다.현재 PFY(폴리에스터 장섬유)는 14개업체가 난립하면서 공급과잉과 가격하락, 수익성악화 등을, PSF(폴리에스터 단섬유) 역시 5개 업체가 과잉투자로 각각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란 얘기다.여기에 고합, 동국,새한 등이 잇따라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게 된 상황도 양사의 논의에 탄력을 붙였다.양사는 이번 통합으로 700억원 정도의 시너지(상승)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후유증 없을까=양사의 경영진은 생산 인력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통합법인을 포함한 3사의 상호간 인원조정은 필요하며, 기존 인력의 ‘대규모 감축’은 없을 것이라는 ‘여운’을 남겼다.920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삼양사 전주공장 노조는 “화섬업계 전체가 어려운 시점에서 통합을 반대할 수 만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불가피한 인위적인 인원감축이 따를 경우 파업도 불사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반응 및 전망= 다른 업체들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관망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그러나 통합법인이 모기업의 고부가가치 사업집중효과를 키워주고, 업계가 계속 과잉공급이라는 딜레머에서 헤어나지 못할 경우 구조조정 회오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게다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화의업체들을 공동으로 인수하자는 제안 등도 나오고 있다는 양사의 주장 등을 종합해 볼때 화섬업계 재편은 예상보다 빨리 부상할 가능성도 짙다.

/ lmj@fnnews.com 이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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