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통신업체 얄팍상술 …한전 전봇대에 몰래 광케이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3 04:44

수정 2014.11.07 14:04


최근 통신업자들의 불법 광케이블 개설공사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송전탑과 전봇대를 이용한 광케이블 설치가 횡행하고 있어 전국 전봇대의 거의 대부분이 몸살을 앓고 있다. 심지어 이로인해 전국 여러군데의 전봇대가 균형을 잃고 기울어지는 사태가 발생,자칫 전력공급과 통신두절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전력은 뒤늦게 지난 4월부터 송전탑과 600만개에 달하는 전국의 전봇대에 불법적으로 설치된 광케이블망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송전탑에 대해서는 조사대상에서 제외시켜 관리소홀이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한전측은 특히 “전봇대에 불법 광케이블이 많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7월말까지 조사를 해본 뒤 모두 철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불법 광케이블의 경우 통신업자들이 수천억내지 수조원씩을 들여 전국적인 규모로 설치한 것이어서 철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는 최근 지난해까지 설치한 이들 불법광케이블에 대해서는 양성화해주고,앞으로 철저히 단속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전탑과 전봇대에 불법 광케이블망을 가장 많이 가설한 곳은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두루넷이 가장 심하고,SK텔레콤도 상당량의 불법 광케이블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두루넷은 1만㎞,SK텔레콤은 4000㎞ 정도의 고속광케이블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전국의 지방통신업체들의 불법적인 광케이블설치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송전탑과 전봇대를 통한 불법 광케이블가설은 수만㎞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통신업체들은 정확한 광케이블망 보유상황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광케이블 소유현황은 파워콤이 8만2000여㎞,도로공사가 1만여㎞,하나로통신이 4000여㎞,한솔엠닷컴이 900여㎞,온세통신이 3000여㎞,데이콤이 2000여㎞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통신업체들은 경쟁적인 광케이블망 투자로 인해 재정난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광케이블망공사에 과잉투자를 해온 두루넷의 경우 최근 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의 트렌드가 유무선통합시대로 흘러가면서 통신업체들이 너나할 것 없이 독자적인 유선통신망을 갖기 위해 공격적인 광케이블망을 공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하로 매설할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관리가 허술한 송전탑이나 전봇대를 이용,광케이블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 oh@fnnews.com 오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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