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이 일본 도시바와 제휴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동부그룹은 3일 일본 도시바와 비메모리 반도체 제품용 ‘CMOS 로직 공정기술’ 이전과 5000만달러의 자본 유치 계약을 체결하고 2001년부터 동부전자에서 각종 비메모리 파운드리(위탁 조립생산) 제품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총 7억달러를 투입한다. 이에 따라 동부는 지난 97년 의욕적으로 추진하다 외환위기로 좌절됐던 메모리 반도체사업의 아픔을 딛고 2년만에 비메모리 쪽으로 전환, 사업을 재개하는데 성공했다.
동부는 비메모리사업에 필요한 7억달러 중 2억달러는 97년 이미 투자가 완료됐으며 나머지 5억달러는 국내외 반도체 관련업체, 시스템업체, 금융투자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지분투자 방식으로 조달할 계획으로 동부 계열사로부터의 출자나 지원은 없다고 설명했다.
동부가 이전받기로 한 ‘CMOS 로직 공정기술’은 각종 비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기술로 회로선폭 0.25미크론(1마이크론=10억분의1m)에서 0.13미크론에 이르는 세계 최첨단 기술이다.
이같은 기술수준으로는 현재 비메모리 주력제품이 0.25∼0.35미크론급이란 점을 감안하면 향수 4∼5년뒤의 비메모리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 기술로는 각종 정보통신기기, 컴퓨터, 디지털 가전기기의 연산 제어장치를 구성하는 핵심칩인 CPU(중앙처리장치), 3D 화상용칩, 인터넷 통신용 제어 IC, 디지털 카메라 등을 만들수 있다.
동부는 충북 음성에 97년 지은 생산공장에 관련설비를 투입하기 위한 공사를 이미 지난 4월 착수, 올 9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으로, 내년초까지 시험생산 및 가동준비를 모두 마친 뒤 바르면 2001년 4월부터 본격 제품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초기생산량은 8인치 웨이퍼기준으로 월 2만장수준이며 이후 순차적으로 설비를 증설, 2003년까지 최대 4만5000장까지 늘려나갈 방침이다.
비메모리 세계시장규모는 올해 1338억달러로, D램 등 메모리시장 규모 354억달러의 4배에 달할 것으로전망되고 있다.
한편 산자부는 현대와 LG간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구조조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동부전자의 부당한 인력 스카우트 방지 △외자 유치를 통한 투자 재원 확보 △동부의 메모리 부문으로서의 사업 전환 자제 등을 유도하기로 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동부가 반도체 투자 재원을 차입하기 보다는 해외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조달토록 하고 동부와 현대간에 빚어지고 있는 인력 스카우트 문제가 더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smnam@fnfnews.com 남상문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