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권 파업수위 전망] 공동전산망 마비까진 안갈듯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4 04:44

수정 2014.11.07 14:03


금융노련이 주도하는 은행권 총파업의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금융노련은 11일 총파업이 단행되면 은행들을 연결시켜 주는 금융결제원의 공동전산망까지 가동이 중단돼 모든 금융결제업무가 마비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공동전산망이 다운되면 은행별로 가동되는 CD,ATM 등 최소한의 자동화기기만 제한적으로 작동하고,은행간 모든 자금결제업무는 완전 봉쇄된다. 가계와 기업들이 서로 주고받아야 할 돈이 돌지 않아 연쇄 부도가 잇따르는 ‘금융대란’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공동전산망만큼은 정상가동 되도록 하겠다는 입장. 당국은 금융노련이 금융의 동맥인 공동전산망까지 건드릴 경우 여론이 극도로 악화될 것이기 때문에 파업 수위를 한단계 낮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융노련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외적인 강경론과 달리 매우 신중한 자세다. 금융노련은 3일 저녁 금융결제원과 각 은행의 전산담당자 회의를 열고 파업대책을 숙의했으나 그 내용에 대해서는 일체 극비에 부치고 있다.


각 은행들의 파업동참 수준도 파업 수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 금융노련은 27개 기관의 조합원 8만명중 24개사 6만4763명이 파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신한-제일은행이 파업찬반투표를 미뤘지만 결국 ‘찬성’쪽으로 결론을 낼 것이라는게 금융노련의 판단이다. 이 경우 금융노련 산하 조합중 하나은행-한미은행-농협을 제외한 전 금융기관이 파업에 참가하게 된다. 여기에 한국노총까지 파업에 본격 가세하기로 함에 따라 파업 규모와 강도는 98년 1차 은행 구조조정때 단행된 파업보다 크고 강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은행별 파업강도는 조금씩 다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회사로 묶이는 대상인 한빛-조흥-외환은행의 경우 간부급 비노조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파업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압도적인 파업찬성률을 기록한 한빛은행의 조합원들은 4일부터 투쟁복을 입고 근무하고 있는 상태. 이들 3개 대형은행만 은행간 결제업무를 거부해도 그 파장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국민-주택 등 강성으로 꼽히는 일부은행의 파업 참여강도도 만만치 않을 전망. 그러나 신한 등 2차 구조조정의 합병구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은행들은 파업주도보다는 동조쪽에서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

/ kyk@fnnews.com 김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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