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채비율 증가를 경계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4 04:44

수정 2014.11.07 14:03


올해 상반기 주요상장 기업이 큰 폭의 흑자를 냈지만 상장기업 전체의 평균부채비율은 또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는 기업의 과다부채가 우리나라 외환·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이었던 점이었기에 심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상장기업들의 부채비율이 증가하게 된 것은 투자유가증권의 평가손이 확대되고 기업의 차입금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년 상반기중 상장기업들의 투자유가증권 평가손 규모가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이 때문에 상장기업 평균부채비율이 10%포인트나 악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상장기업들의 유가증권평가손이 크게 증가한 것은 우선 주가가 계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상당수 기업들이 투자유가증권 보유 규모를 늘렸기 때문이다.지난해 대규모 증자 바람이 불 때 대부분의 기업들이 관계사들의 주식보유도 확대했다.

기업들이 보유하는 투자유가증권이 이처럼 자본금 항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98년말부터 기업회계준칙이 개정되어 투자유가증권의 시가평가제도가 시행되었기 때문이다.앞으로 기업들은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유가증권투자에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한국은행에 의하면 올해 1·4분기말 현재 기업부문의 부채규모가 603조 2000억원으로 지난 연말의 581조 5000억원보다 22조원이나 증가하였다. 올해들어 증시침체로 증권시장을 통한 직접 자본의 조달이 어려워지자 기업들은 차입금을 늘렸으며 결국 부채규모가 증가했다. 그러나 기업의 차입금 증가는 기업의 건전성을 크게 위협한다.불과 1~2년 전에 기업의 과다차입이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대외신인도를 추락하게하여 경제적 위기를 겪지 않았는가.벌써 다시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직도 우리 나라 기업이 내실위주의 기업경영 풍토를 정착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부채비율의 축소 등 기업재무구조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제적 위기는 언제든지 또 올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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