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G소수지배경영 개선 모델…기업지배구조개선 전환점 될듯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4 04:44

수정 2014.11.07 14:03


LG그룹이 2003년까지 지주회사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재계의 지배구조 개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정부는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 금지 및 상호지급보증 해소, 출자총액제한 등으로 기업의 경영 투명성 제고에 역점을 두었으나 오히려 총수에 의한 지배력이 강화되었던 것이 사실이다.이동규 공정위 독점정책과장은 “LG그룹의 지주회사 선언은 그 동안 소수에 의해 지배되었던 그룹 지배구조를 바꿀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적 영향=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에 투자하기를 꺼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투명성 부족을 꼽고 있다.그러나 지주회사는 같은 그룹간 거래를 단순화,투명화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불만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LG그룹의 발표대로 진행된다면 우호적인 투자자본이 대거 국내에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현재 30대 그룹은 적은 지분으로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린 선단식 경영을 하는 전횡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LG그룹의 변신 선언은 다른 그룹에도 커다란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관건은 경영=순수지주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선 투명한 경영과 함께 경영실적이 중요하다.아무리 취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이익이 남지 않으면 지주회사 자체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LG그룹은 20∼25%의 지분을 가지고 자회사를 관리하는 순수지주회사로 변신한다고 했으나 이보다 많은 지분을 가진 외국 투자자들이 들어온다면 회사 자체가 넘어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따라서 순수지주회사가 거느린 사업지주회사의 경영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그룹의 앞날이 걸려있는 셈이다.

이동규 과장은 “LG그룹의 지주회사 선언은 대규모 기업집단 가운데 최초”라며 “경영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다른 그룹의 선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주회사 현황=6월말 현재 6개의 지주회사가 공정위에 신고되어 있고 이 가운데 씨앤앰커뮤니케이션,에스케이엔론,케이아이지홀딩스,SDN 등 4개의 지주회사가 설립됐다.안료제조업인 대한색소공업과 커피,다류제조업인 동서는 현재 심사중이다.

■용어설명 - 지주회사란?
지주회사(Holding Company)란 전부 또는 지배가능한도까지 주식 소유를 통해 다수의 자(子)회사를 거느린 회사, 즉 모(母)회사다.보통 순수지주회사와 사업지주회사의 두가지 유형이 있다.LG는 일단 사업지주회사로 가되 궁극적으로 순수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법을 택했다. 순수지주회사는 타기업의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그 기업을 지배 또는 관리하는 것을 유일한 업무로 하는 것이다.페이퍼 컴퍼니가 대부분이다.

사업지주회사는 사업을 하면서 타기업의 주식을 보유,지배한다.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6년 지주회사 설립을 불법화했다.소액자본으로 다수 기업을 쉽게 지배할 수 있어 경제력집중을 심화시키고 지배주주는 적은 자본으로 과도한 지배권을 행사해 소액주주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공정위는 99년 4월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지주회사 설립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분사를 통해 다수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전환할 경우 비주력사업부문을 쉽게 매각할 수 있고 경영 투명화로 외자유치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 hbkim@fnnews.com 김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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