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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이야기-강길부] 판문점은 통일로 가는 길목

남상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5 04:45

수정 2014.11.07 14:02


판문점은 회담장이 들어서기 전에는 한양 가던 길손이 막걸리 한사발로 목축이며 쉬어가던 주막이 있었다. 주막 앞쪽 콩밭에 휴전회담을 위한 건물을 짓고 고유의 지명인 ‘널문이’를 그대로 쓰려고 했다. 그러나 휴전회담에 참여한 중국 때문에 한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판문점’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예전에 없던 새 땅이름이 생겨난 것이다.

이곳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북한을 통하는 유일한 도로의 연결점이다. 남북한을 내왕할 수 있는 육상통로의 관문이다.
공동경비구역은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반경 400m의 원형지역이다. 이곳이 남북대치와 서로 삿대질하는 갈등의 장소에서 남북이산가족을 만나고 경제협력의 차량이 물자를 실어 나르는 곳으로 바뀌었다. 흩어진 가족들이 서로 만나게 된 곳. 냉전체제붕괴로 평화와 화해 기능으로서의 ‘널문이’ 역할은 민족의 애환을 담고 널찍하게 커왔다.

남북이산가족이 만나는 장소로 옛 고향마을 사람들과 접촉하고 주민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곳으로 판문점을 더 원하는 것은 나만의 욕심일까.

우리는 대륙지향적인 국가발전계획을 기도(企圖)할 수 없는 제한된 조건하에서 지난 55년간 살아왔다. 하지만 통일을 전제로 할 때 우리의 앞날은 밝다. 7000만 민족의 에너지가 동으로는 일본,서로는 중국으로 뻗을 것이다. 남으로는 환태평양시대에 대응하고 북으로는 시베리아를 거쳐 북극까지 미칠 잠재력을 우리 민족은 가지고 있다.

판문점은 북한이 판문군으로 개명했지만 옛적에는 개풍군(開豊郡)에 속했다.
‘개풍’이라는 이름을 보더라도 풍요로운 세상이 곧 열릴 것 같지 않은가.

남과 북이 하나되어 한반도가 품고 있는 온갖 자원을 종합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며 21세기 국토의 미래적 비전을 갖고 우리 민족과 국토가 지니는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야 한다.
국제사회에 개방적이고 남북통일에 기여하는 민족 공동자산으로서의 국토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한국감정원장
/ somer@fnnews.com 남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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