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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추얼펀드도 안팔린다… 6월 이후 규모 1조2000억원 중 판매액은 17%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5 04:45

수정 2014.11.07 14:01


자산운용사들이 지난 6월 신규로 설정한 뮤추얼펀드들이 심각한 판매부진으로 비상이 걸렸다.

이대로 가다간 자산운용사들의 수익기반 자체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신규로 설정돼 일반공모에 나선 뮤추얼펀드는 모두 10개로 목표설정액은 1조2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4일 현재 각 펀드에 실제로 유입된 자금은 2046억원에 불과해 목표달성률이 17%선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마이다스에셋의 ‘스폐셜안정형주식1’이 목표액 1000억원을 모두 채운 것을 제외하면 목표달성율이 10%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스폐셜안정형주식1’은 일종의 맞춤형 펀드로 미리 예약이 돼 있던 터라 목표액을 채울 수 있었다.

미래에셋의 주식형 펀드 ‘드림파이오니아2호’는 1000억원의 설정목표를 세웠으나 40억원을 끌어들이는데 만족해야 했다. 채권형인 ‘크린채권형플러스호’도 271억원을 모집하는데 그쳐 달성율이 30%가 채 되지 않는다.

다른 운용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SEI코리아의 우량채권혼합형펀드는 2000억원 목표에 243억2000만원을 모집했다. 유리에셋의 ‘뉴앙상블시스템’은 1000억원을 목표로 세웠으나 1억1000만원이 들어왔을 뿐이다.

투자자들이 뮤추얼펀드를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올해 들어 대부분의 펀드들이 마이너스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수익률 1위인 미래에셋의 ‘실크로드자산분배1호’가 마이너스 8.67%를 기록했을 정도다.
업계에서는 평균 15∼17%정도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1059.04에서 821.22로 22.45%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도 266.00에서 151.86로 42.90%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이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에게는 손실을 봤다는 것 자체가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비과세신탁 사모형 주식펀드 등 투신권에만 신상품을 허용하고 있는 것도 자산운용사들이 소외당하는 이유로 꼽힌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뮤추얼펀드 수익률만 보면 자산운용사들이 투신운용사보다 훨씬 낫다”며 “그런데도 투신권에만 돈이 몰리는 것은 정부가 자산운용사를 홀대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자산운용사의 발전을 위해서는 유동성에 제한이 없는 완전개방형 뮤추얼펀드가 빠른 시일 내에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 jgkang@fnnews.com 강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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