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LG의 지배구조개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6 04:45

수정 2014.11.07 14:01


LG가 재계에서는 최초로 재벌체제로부터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지배구조 개편계획을

발표했다.이는 우리나라 기업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기대할만한 일이다.LG가 계획하고 있는 지주회사체제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황제식 경영을

고집하면서 가족끼리 경영권 다툼을 벌리고 있는 우리나라 재벌의 지배구조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LG의 지주회사체제는 첫째,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촉진시킬 것이다.지주회사는 자기

사업을 하지 않는 투자회사의 일종으로,지주회사의 대주주는 투자자산의 포트폴리오 관리

즉 투자수익의 극대화에만 신경을 쓰고,자회사의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위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둘째,오너가 출자한 자금에 비하여 거대한 기업집단을 지배하며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했던

재벌총수의 전횡이 대폭 축소될 수 있다.지주회사체제에서는 자회사 사이의 상호출자가

엄격히 제한되어 상호출자를 통한 계열기업의 확장을 꾀하기가 어렵고,대주주의

자금능력 한도내에서만 자회사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지주회사체제에서는 자회사의 연쇄부실화의 위험을 막을 수 있고,자회사가 각자의

핵심역량에 주력하여 독립적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다.상호출자 및 내부거래등으로 상호 의존

관계에 있는 재벌 기업구조에서는 한 기업이 경영악화로 부실화 되면 나머지 기업들도

연쇄적으로 부실위험에 처하게 되어 국민경제에 커다란 위험요인이 되었다.

넷째,투자활동을 주기능으로 하는 지주회사는 유망한 신규사업을 발굴,지원하는

벤처캐피털의 역할을 수행하여 국민경제 발전의 견인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LG가 계획하고 있는 지주회사체제가 명실상부하게 기존의 재벌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요건이 엄격히 지켜져야 할 것이다.우선 지주회사의 자금은

기본적으로 자기자본으로 충당되어야 한다.또한 자회사 사이의 상호출자가 엄격히 제한되어야

할 것이다.지주회사제도의 확산을 촉진하기 위해서 정부는 모회사와 자회사의 실적을 하나로

묶어 과세하는 연결납세제도를 도입하여 이중과세의 부담을 완화시켜줘야 할 것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