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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불황 깊어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7 04:45

수정 2014.11.07 13:59


전국 소비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전국의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재래시장,소매점들이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일부 지역의 백화점과 재래시장의 5,6월 매출액이 올초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소비감소현상은 IMF사태직후인 1998년 1·4분기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이는 올들어 주가가 크게 폭락한데다 최근 금융경색에 따른 기업의 자금난여파,기업 및 금융기관의 구조조정,노사분규 등으로 소비자들이 경제불안을 느낀 나머지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하반기에도 민간소비와 내구재 소비지출 증가율이 연초에 비해 크게 낮아질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울 롯데백화점의 경우 6월 전체 매출액은 3377억원. 지난 5월 3895억원보다 무려 500억원이상이 떨어지면서 올초에 비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동대문시장 등 서울의 재래시장도 소비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방은 더욱 심각하다.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가운데 재래시장은 빈사상태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점 1층에 입점한 E업소는 6월 매출액이 지난 5월보다 약 20% 감소했다.

대전 갤러리아백화점 동백점의 올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0%가량 줄어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었다.타임월드점은 6월 매출액이 5월보다 40억∼50억원 가량 줄었다.

중앙시장 등 구도심권에 위치한 재래시장은 소비위축으로 폐업하는 업소도 속출하고 있다.

이곳에서 주단가게를 운영하는 최재성씨(45)는 “결혼시즌인 3∼5월의 경우 지난해 평균 월 3000만∼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는 수백만원에 그쳤다”며 “시장을 찾는 소비자의 발길이 끊어져 수개월내에 문을 닫는 가게가 크게 늘 것”이라고 푸념했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광주지역 3개 대형백화점들의 6월 매출액이 4월에 비해 70억∼100억원까지 각각 줄어들었다.
그래도 사정이 좀 나은 이들 백화점과 달리 재래시장 및 지역중소유통업체는 소비가 얼어붙어 폐업상태다.

이같은 지방의 소비격감은 곧바로 서울의 도매시장불황으로 이어지고 있다.서울 동대문시장의 최근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0%가량 줄어들었다.권리금이 수억원을 호가하던 일부 상가에 빈 점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결혼특수,계절특수도 옛말이라는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전자제품 전문상가인 테크노마트 박상후 차장은 “전년대비 올해 매출액이 평균 10%정도 늘었지만 결혼시즌이었던 지난 3∼5월은 지난해만도 못했다”며 “지난해가 IMF여파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던 특수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위축현상이 갈수록 더 심화되고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측은 “IMF사태이후 증가일로이던 소비가 올들어 처음으로 줄어들었다”면서 “소비자들이 무역수지흑자폭 축소,유가상승,기업 및 금융권 구조조정 등의 최근의 경제불안으로 소비를 줄이는것 같다”고 분석했다.

/ simpson@fnnews.com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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