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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논란에 DJ부담덜기…권노갑 경선 불출마 배경

조석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7 04:45

수정 2014.11.07 13:59


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이 8월말 최고위원 경선에 불출마를 선언,당내 세력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권고문은 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금이라도 공정성과 중립성에 우려가 있을까봐 이를 불식하기 위해(불출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권고문은 이날 “내가 경선에 출마한다고 해서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한다고는 추호도 생각지 않는다”며 “오히려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경선에 참여하려 했으나 이를 훼손한다는 우려가 있어 당에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권고문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은 자신의 출마로 ‘불공정 경선’ 논란이 야기되고 ‘차기’ 논의가 봇물을 이루는 등 김대중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권고문의 출마선언으로 한때 권고문과 한화갑 지도위원과 이인제 상임고문간의 2갑(甲)+1이(李) 연대설이 불거지자 타 경선주자들이 “경선을 치르나 마나”라며 불만을 토로해 온 점에 비쳐 권고문의 불출마는 일단 청와대쪽의 의지가 작용했다는 풀이다.

당초 권고문의 경선출마 선언도 김대통령의 ‘뜻’이라기 보다는 권고문이 청와대쪽에 출마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권고문의 출마 검토는 “당내 세력판도가 급격하게 한쪽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가져온 측근들의 강력한 권유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당내에서는 동교동계 대표주자로 경선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화갑 지도위원 등에 대한 ‘견제’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권고문의 불출마로 당내 최고위원 경선구도나 당내 역학관계와 관련,권고문의 출마를 계기로 경선출마 의지를 굳혔던 이인제 고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또 권고문과 한화갑 지도위원간의 관계설정도 어떤식으로 정리될 지 주목된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권고문에 대한 김대통령의 신임이 여전한 상태여서 권고문의 불출마로 그의 당내 조율사로서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그의 지명직 최고위원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집권이후 김대통령이 권고문의 전면부상에는 번번이 제동을 걸었지만 당내 세력균형을 조정하는 막강한 힘을 부여해 왔기 때문이다.

/ seokjang@fnnews.com 조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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