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반도체 업계] 엇갈리는 두 전망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7 04:45

수정 2014.11.07 13:59


<수출 사상최고치 기대>

올해 반도체 수출(조립 포함)액이 사상 최고치에 이를 전망이다.

반도체산업협회는 7일 세계 반도체 시장이 지속적 성장세에 있으며 우리나라 주력제품인 D램 제품의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림에 따라 올 수출액이 당초 전망치(235억불)를 초과,250억불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헌 반도체산업협회부회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99년에 이어 지속적인 인터넷 사용 증가와 PC의 고속 대용량화로 D램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하반기 64MD램 반도체의 현물 및 고정거래 가격 상승세와 컴퓨터 및 이동통신기기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비메모리,조립수출분야도 안정 성장이 예상된다”며 “250억달러 수출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주력수출품목인 64MD램 고속제품의 가격은 지난 3월 개당 5.93달러로 저점을 기록한 이래 지난 5일 현재 8.88달러까지 상승했고,128MD램 또한 18.05달러로 동반 상승하고 있다.3·4분기 이후 연말까지 반도체 가격은 64MD램의 경우 9∼11달러,128MD램은 16∼19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공급이 달릴 지경이다. 현재 국내업계의 D램 재고물량수준은 적정수준인 3∼4주에 못미치는 평균 1∼2주로, 3∼5%의 공급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국제적인 시장조사기관인 IDC와 DQ는 4·4분기 공급부족률이 각각 7.9%,6.9%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128MD램은 3·4분기 이후 주력제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이는 128MD램 시장에서 고밀도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요인인 비트 크로스(Bit Cross, 고밀도 제품의 비트당 가격이 저밀도 제품의 비트 당 가격보다 낮아지는 현상)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협회는 파악했다.

지난 5월까지 반도체 수출은 95억13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25.8% 늘었다. 올 수출목표 250억달러는 지난해 수출실적인 202만8600억달러보다 23.2% 증가한 수치다.한편 올 수입전망은 지난 해보다 17.8%늘어난 19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설비투자 과잉 위기온다>

반도체 업계가 향후 1∼2년간 지나친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2002년에는 경기 하락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유명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의 설비투자가 지난해에는 330억달러였으나 올해는이보다 60%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올해와 내년의 설비투자 경쟁으로 향후 2∼3년간 업계가 거친 파도를 만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기업 내부에서도 올해와 내년의 설비투자 확대가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의 의견이 높아가고 있는 실정이다.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의 빌 매클린 회장은 특히 “반도체 업계가 시장조사기관들의 예측보다 설비투자를 더욱 늘릴 경우에는 2002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생산업체들이 설비투자를 경쟁적으로 확대해 3년간의 장기불황에 빠지기 시작한 지난 95년 당시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의 매출 신장률은 40%,내년에는25∼30%로 점차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VLSI리서치도 반도체 장비업체들에 내년은 더 나은 한 해가 되겠지만 그 다음해에는 사정이 정반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VLSI리서치의 리스토 푸하카 부회장을 포함한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신설계획이 발표되고 있는 반도체 공장들은 2001년말에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게 되면 제대로 설비를 갖추지도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12인치 웨이퍼 라인의 경쟁적 도입으로 물량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반도체업계의 올해 설비투자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초 설비투자 증가율을 25∼30%로 잡았으나 지난 3월에는 40∼50%수준으로 상향조정했다. 일부에서는 무려 70%까지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94년에 설비투자를 70%나 확대했으며 그 여파로 95년부터 불황에 빠졌으며 98년은 장비업체들에 사상 최악의 해로 기록됐었다.

/ shkim@fnnews.com 김수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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