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그늘집] 한국골퍼들은 느림보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9 04:46

수정 2014.11.07 13:59


늑장 플레이는 어딜 가나 환영받지 못한다.

주말은 물론 평일까지 발 디딜 틈이 없는 요즘 골프장은 늑장 플레이어로 신경이 곤두서 있다. 골프장측은 경기진행이 밀려 그렇고 입장객은 시도 때도 없이 뛰어야 하니 기분이 상한다.캐디는 캐디대로 불만이다.손님의 협조를 얻지 못해 조금이라도 경기진행이 밀리면 그 책임을 다 뒤집어써야 한다.

골프장측이 늑장 플레이를 ‘골프의 적’으로 간주하는 이유는 딴데 있는 듯하다.즉 늑장 플레이는 바로 수입과 직결되기 때문.보통 6분 간격으로 티오프하는 우리나라 골프장은 조금만 경기진행이 밀렸다 하면 순시간에 몇 백만원이 왔다갔다 한다.밀리는 시간 만큼 입장객을 받을 수 없어 수입이 그 만큼 줄어든다.그러니 아무런 힘이 없는 캐디를 닦달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안양베네스트GC가 조사한 입장객의 평균 스트로크 시간은 23.1초였다.4인 플레이의 경우 한 사람이 1번씩 스트로크 하는데 걸린 팀 평균 시간은 92.4초.

정회원은 한번 스트로크 하는데 걸린 시간이 이 보다 빠른 평균 22.2초로 나타났다.법인회원은 22.9초, 회원 동반팀은 24.2초로 각각 조사됐다.

이는 국내 최고의 명문이라는 안양베네스트GC 입장객의 자료여서 타 골프장은 이 보다 더 걸린다고 봐야 할 것이다.

참고로 1 스트로크시 공식대회 최대 허용시간은 오너가 50초, 동반 경기자가 40초, 4인 플레이시 170초로 되어 있다.

아무튼 이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골퍼들은 프로나 아마추어 가릴 것 없이 경기진행이 좀 느린 편에 속한다.돈벌이를 떠나 골프장측이 닦달하지 않으면 마냥 시간을 끄는 좋지 못한 습관을 갖고 있다.

골프장을 자주 찾는 골퍼들은 앞팀이 내기골프를 하고 있을 때 유난히 경기진행이 늦다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플레이는 천천히, 그러나 이동(걸음걸이)은 빨리’하는 에티켓이 정착됐으면 한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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