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장관,일문일답 대정부질문 '긴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9 04:46

수정 2014.11.07 13:58


11일부터 열리는 16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을 앞두고 여야 의원들과 이들의 질문에 그때그때 답변해야 하는 행정부의 국무위원들이 아연 긴장하고 있다.

지난 15대 국회말 국회개혁작업의 일환으로 대정부질문 방식이 일문일답식으로 변경된 후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일문일답식 대정부 질문이 처음 벌어지게 되기 때문.

16대국회가 이번에 처음 채택한 일문일답식 질의응답은 먼저 의원들이 15분간 질의를 마친 뒤 정부측의 일괄답변을 듣고 또 다시 의원들이 나서 15분간에 걸쳐 국무위원들에게 일문일답식 보충질의를 펼치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의원들도 과거처럼 ‘질의를 위한 질의’나 질문만을 한채 답변을 제대로 듣지 않는 등의 자세에서 벗어나 정책질의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을 수 없으며 관계 국무위원들도 서류에 의해 ‘준비된 답변’에서 자기의 소신을 분명히 할 수밖에 없다.

이한동 총리의 경우 주말인 지난 8일 16개부처 장관들과 조찬을 함께 하면서 금융구조조정과 은행노조 파업, 의약분업 등 국정 현안에 관한 정부 입장을 조율한 데 이어 휴일인 9일에도 염곡동 자택에서 대정부질문 답변 자료를 검토, 대정부질문에 대비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의원들의 질문에 실무진의 도움없이 곧바로 답변해야만 해 국정전반에 대해 스스로 완전히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라는게 총리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정부질문을 이틀 앞둔 9일 정부측 주무부처 직원들과 질의에 나설 의원과 보좌진들도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사무실에 출근, 예상질문과 답변자료를 만드는 등 청문회를 방불케하는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민주당 임종석 의원의 박윤석 보좌관은 “의원들도 이제는 추상적인 질의를 할 수가 없게 됐다”면서 “장관들도 미리 준비한 답변만 되풀이하는 게 아니라 자기소신과 철학이 담긴 답변을 할 수밖에 없어 상호간에 준비를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지금까지는 의원들의 경우 구체적인 지식없이 보좌진들이 준비해준 원고를 그냥 낭독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고, 그것도 당 원내총무실에서 건네준 흑색 폭로문건 등 정치공세성 질의에 초점을 맞추었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처음 실시된 보충질의제도 얼마나 생산적일지는 아직 미지수다.일문 일답질의에 언론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어 건전한 정책질의 보다는 오히려 ‘한건주의’를 의식한 폭로성 질의가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며 정부측의 ‘현장 답변’도 어느 정도 성실한 수준이 될지 의문이다.

한편 민주당은 대정부 질문이 야당의 정치공세를 부추길 수 있는 만큼 정부측에 충분한 답변준비를 촉구하는 한편, 야당의 무리한 질문에는 질의에 나서는 여당의원들로 하여금 명확한 해명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심도 깊게 검토하고 있다.

/ seokjang@fnnews.com 조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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