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생명보험사, '굴리는 돈' 30%가 증권…올 대규모 손실 추측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0 04:46

수정 2014.11.07 13:57


우리나라 생명보험사들이 주식이나 수익증권 같은 위험자산쪽에 굴리는 돈이 외국사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국내 생보사들이 운용하는 전체 자산 중 주식,수익증권 등 원금보장이 안되는 위험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외국사에 비해 최고 30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푸르덴셜,ING생명,메트라이프 등 외국계 보험사는 총 운용자산 중 주식과 수익증권의 운용비율(투자유가증권 포함)이 1% 미만인 반면,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28.5%, 2위인 교보생명은 29.6%를 기록했다.

또 총자산 중 주로 1년 미만의 단기로 운용하는 상품유가증권 비율도 외국사는 0∼4%인데 비해 삼성은 12%,교보는 22%,동양은 26%에 달했다.

이들 국내 보험사들은 상품으로 보유한 유가증권 중에서도 안전성이 높은 채권은 10% 미만이고 나머지 90% 이상은 주식과 수익증권이었다. 이에 반해 ING생명과 라이나생명은 상품주식과 수익증권이 전혀 없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운용자산중 주식,수익증권 편입비율이 외국회사보다 높은 게 사실이지만 운용 수익률이 10%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아무 문제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주식시장은 급락을 거듭해 6월말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연초대비 22.46%,코스닥지수 는 42.91%나 폭락한 상태. 또 거의 대부분의 수익증권 펀드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 국내생보사들이 대규모 평가손실을 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케네스 주노 AIG 생명 사장은 “보험사의 자산은 어디까지나 고객 돈”이라며 “거의모든 외국보험사들은 자산의 회사내 유보비율이 높고,운용자산도 95% 이상을 안정성 위주로 국공채 위주의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산이 총자산의 2%에서 5%로 늘렸다”며 “보험계약자들은 어느 보험사가 자신이 맡긴 돈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용하는지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djhwang@fnnews.com 황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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