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포철DR발행 취소 비판론 제기

박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0 04:46

수정 2014.11.07 13:57


포항제철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취소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재정경제부와 포철 내부에서는 정부 보유지분을 매각,민영화를 완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며 산업자원부와 산업은행측을 몰아세우고 있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10일 “당시 해외 고객들이 사겠다고 내놓은 주문가격은 국내 포철 주가와 비교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 시장상황을 고려해 볼 때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미국 경제가 하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더 좋은 가격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산자부 고위관계자도 “해외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매각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자부와 산은은 지난달 20일 미국에서 산은 보유 포철 지분 6.64%(5억5000만달러어치) DR를 발행,해외에 매각하려했으나 주문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이를 철회했다.산자부 관계자는 “당시 주문가격은 국내 원주가격에 비해 3.6%나 쌌다”면서 저가 국부유출 우려탓에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포철도 이 점은 인정하고 있다.포철 관계자는 “당시 주문가격을 원화로 환산하면 국내 포철주 가격보다 약 4000원이 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포철이 미국에서 이미 발행한 DR(ADR)의 종가 22.125달러에서 한푼도 깎지 않고 사겠다는 주문량이 10억달러에 이르는 등 총 주문량이 DR발행규모의 2.6배인 16억달러에 달했던 만큼 정부는 반드시 매각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고 비판했다.DR 발행시 대량의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올 경우 5∼10%를 할인한다는 게 관행인 만큼 이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는 설명이다.영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금융전문 주간지인 IFR는 최근 “포철의 주식을 다시 팔려고 할 경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면서도“싸게 팔았다는 비난이 두려워 해외매각을 취소한 것은 매각 취소로 인해 정부의 신뢰도와 명성에 미칠 악영향을 감안하면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 john@fnnews.com 박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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