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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달기자의 골프투데이]손바닥 굳은살 자랑,¨나 잘 못쳐요¨고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1 04:46

수정 2014.11.07 13:56


그립의 중요성

아마추어골퍼들이 가장 소홀히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그립이다.

구력이 쌓이면서 그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나 이미 때는 늦은 뒤다.비거리를 늘리기 위해선 100만원이 넘는 신형 드라이버도 서슴없이 구입하면서 그립은 그냥 대충 잡고 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니 아무리 비싸고 좋은 신형 드라이버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이런 골퍼들의 십중팔구는 새로 구입한 드라이버를 한 두달도 못돼 다시 바꾼다.

◇ 손바닥 굳은살과 골프실력과는 무관하다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골퍼일수록 손바닥에 물집이 잡혔느니 아니면 굳은 살이 박혔느니 하며 호들갑을 떤다.이는 누구나 초보 시절 다 겪는 통과의례이기도 하다.하지만 이는 한마디로 그립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얘기할 뿐이다.실력과는 무관한 것이다.

열심히 연습하면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히게 마련이다.그런데 굳은살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고 굳은살이 박히는 부위가 어디냐가 중요하다.

보통 손가락에서부터 손바닥까지 물집이 잡혀 굳은살이 박힌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또 지난주 골프장에 나가 몇 타를 쳤느니 하며 은근히 실력을 자랑한다.대개 이런 골퍼들은 스코어가 왔다갔다 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혹시 동반자와 내기골프를 할 경우 손바닥 굳은살로 실력을 판단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립에 문제가 있는 골퍼들은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지겠지 생각하지 말고 애초부터 그립의 중요성을 깨닫고 골프를 시작하는 게 좋다.

◇ 감(感)을 살려라

잘 알다시피 골프는 일단 플레이볼이 되면 홀아웃을 하기 전엔 볼을 손으로 만질 수도 없을 뿐더러 클럽으로 건드릴 수도 없다.‘있는 그대로’ 볼을 치는 게 골프다.

골프가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이렇게 있는 그대로 볼을 쳐야 하는데 골퍼가 볼과 접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립을 쥔 손을 통해서 뿐이다.그립을 쥐고 있는 손을 통해 단지 감(感)으로 느끼는 방법 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사람의 감(感) 이란 게 믿을 게 못돼서 어떤 날은 골프가 잘 돼다가도 또 어떤 날은 죽을 쑤고 만다.지속적으로 연습을 하면 감(感)도 살아나지만 그렇지 못하면 그립을 통해 유일하게 접촉할 수 있는 길 마저 꽉 막혀 버린다.

많은 주말골퍼들이 17번홀 아니 18번홀에 와서야 이제 스윙의 감(感)이 온다고 말한다.한번만 더 18홀을 돌면 정말 잘 칠 것 같은 기분에 사로 잡힌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감(感)에 불과하다.볼이 생각대로 날아가지 않고 스코어가 들쭉날쭉하고 엉망이라면 빨리 그립부터 점검해 보는 게 좋다.이미 굳을대로 굳은 골퍼라도 하루 빨리 뜯어 고치는 게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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