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19홀]입담좋은 캐디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1 04:46

수정 2014.11.07 13:56


둘째 가라고 하면 서러운 캐디들의 입담

보기 플레이어(평균 90타를 치는 골퍼)가 18홀 라운드중 아주 기분좋게 맞는 볼은 불과 몇 개 안된다.파 4홀이나 파 5홀에서 파를 잡았다는 것은 드라이버,아이언,퍼트가 다 좋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 아마추어골퍼들은 드라이버 잘 맞으면 아이언샷이 삐끗하고 아이언이 기분 좋게 맞아 그린위에 볼이 올라가면 3퍼트로 보기를 하기 일쑤다.그래서 골퍼들은 곧잘 1∼2타 잘 맞은 것으로 그날 라운드의 위안을 삼곤 한다.

캐디들도 어떤 골퍼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날 일진이 결정된다.페어웨이는 놔두고 언덕과 산으로만 왔다갔다 하는 골퍼를 만나면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고생이다.

별의 별 사람을 다 만나고 때론 진한 농담도 받아줘야 하는 캐디들이 내놓고 얘기를 못할 뿐이지 손님을 평가하는 일이 잦다.캐디도 사람인지라 손님의 농담을 농담으로 맞받는 일도 있다.최근엔 유행했던 ‘올빼미’ 등 3행시부터 ‘자연보호’ 4행시까지 모르는게 없을 정도로 입담이 좋은 캐디들도 많다.

하루는 라운드중 경기진행이 밀리자 캐디 4명이 자기들끼리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캐디가 “나는 드라이버 잘 치는 골퍼(손님)가 좋더라”라고 말을 꺼냈다.그러자 다른 3명의 캐디가 “왜”하고 물었다.그 캐디는 “힘이 좋잖아”하고 말했다.이 말이 끝나자 2번째 캐디는 “나는 ‘테크닉’이 좋을 것 같아 아이언을 잘치는 손님이 좋다”고 응수했다.이 말을 받아 3번째 캐디는 “나는 ‘구멍’에 잘 넣는 퍼팅을 잘하는 손님이 좋더라”하고 말했다.그러자 마지막 4번째 캐디가 “나는 ‘한번 더 할 수 있어서’ OB를 내는 손님이 좋다”고 끼여 들었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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