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채권·IB

'채권전용펀드'는 기업차별

박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1 04:46

수정 2014.11.07 13:56


채권전용펀드의 실효성이 당초 예상보다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보험회사 등을 동원,10조원규모의 채권전용펀드를 설정했지만 이중 실제로 기업에 지원될 자금규모는 절반에도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전용펀드로 조성된 10조원 중 금융기관의 출연금액은 7조원에 달하고 나머지는 후순위채 형태로 회사채 발행기업으로 다시 환부된다.운용자금 7조원 중 20∼30%는 콜 등 유동성 자금으로 확보되고 대략 5조원 정도가 운용되고 있다.이 수치는 신용등급이 A급 이하인 기업의 자금필요액 20조원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상태다.

게다가 채권전용펀드 운용시 출자은행이 펀드 부실을 막는다는 이유로 A급 이상의 채권에 투자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투자대상이 주로 국채나 통안채로 집중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8일현재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포함,회사채 발행 물량은 3조3900억원으로 이중 일반 회사채 발행규모는 73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이후 채권시장에서 은행과 투신권이 적극 매수에 나섰고 투신의 경우 8일 현재까지 34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이들 기관들이 매수한 채권은 주로 안정성이 보장되는 국채나 통안채,투자적격 등급인 A급 회사채에 집중되고 있다.

반면 BBB급 이하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일부에 그치고 있고,그마저 매수기관이 외면해 정작 자금이 필요한 기업의 자금조성을 여전히 어렵게 하고 있다.여기에다 3년물 기준 BBB- 급 회사채 유통금리가 A+급 기준금리에 비해 1.95%포인트나 높게 형성되는 등 신용등급별 가산금리의 괴리가 여전한 실정이다.

따라서 신용등급이 나쁜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위해 높은 가산금리를 물어야 하는 이중부담을 안고 있다.

이에따라 지표금리는 지난 6월 중순이후 속락을 거듭,외견상 자금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용이 경색된 기업들에 돌아갈 혜택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한투신운용 채권운용팀의 한 관계자는 “채권시장에서 기관들의 매수대상이 국공채나 통안채에만 집중,국채금리의 경우 최근 지난해 10월말 이후 처음으로 7%대까지 떨어졌다”며 “그러나 기관들의 매수범위가 우량채권에만 치우쳐 기업의 자금난 해결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 mkpark@fnnews.com 박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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