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총파업] 창구 큰 혼란은 없었다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1 04:46

수정 2014.11.07 13:55


예고된 대란은 원래 없다고 했던가. 11일 은행 노조 파업은 ‘금융대란’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날 극적 타결전에도 은행권은 예상과 달리 평온했다.

이는 파업소식이 오래전부터 알려져 개인과 법인고객이 대비해온 데다 급전의 경우 현금지급기(CD), 현금입출금기(ATM) 또는 인터넷뱅킹을 적극 활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파업참여·불참은행 모두 오전부터 일선 영업점의 정상영업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우려됐던 고객들의 입·출금 업무 차질이나 인출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또 은행 심장부인 ‘전산망’ 확보를 위해 정부와 은행측이 발벗고 나선것도 주효했다.

그러나 한빛,조흥,서울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과 대구,제주,부산,전북 등 지방은행은 조합원중 절반가량이 출근 대신 파업집회에 참석하는 바람에 정상영업에 다소 차질을 빚기도 했다.이에 따라 수표나 어음발행 고객들은 현금화에 애를 먹었으며 신규대출을 기대했던 상당수 고객들도 발길을 돌려야 했다.

특히 창구환전이나 해외송금,추심 등 외환거래와 신용장개설,수출환어음매입(네고) 업무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출입 업체들이 발을 동동구르기도 했다.

이날 가장 큰 문제는 수표나 어음발행 고객의 현금화였다.

파업전날인 10일 B은행에서 발행한 수표·어음을 A은행에 입금한 고객의 경우 11일 2시30분이후 교환결제를 통해 자금을 찾을 수 있었으나 이번 파업으로 현금화를 할 수 없었다.

신한은행 강남지점 관계자는 “10일 하룻동안 수표,어음 교환회부 금액이 10억원을 넘지만 11일 오후 2시30분까지 교환결제가 힘들다”고 말했다.

파업은행들의 신규대출 중단도 고객들의 불만을 샀다.

이들 은행들은 일단 차장이상 조합원과 임시직원을 고용,업무공백 최소화에 나섰지만 신규대출의 경우 실무 담당자가 없어 취급을 전혀 해주지 못했다.

한빛은행 여의도지점 관계자는 “전체직원 34명중 27명이 파업으로 빠져나갔다”며 “이런 상황에서 신규대출 취급은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이날 파업참여 은행 고객중에는 외환거래를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은행마다 창구환전,해외송금,추심 담당직원을 별도로 두고 있으나 조합원이 파업에 참가하는 바람에 취급 담당자가 하루아침이 없어진 것이다.

이밖에도 수출입업체들은 신용장개설이나 수출환어음매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 ykyi@fnnews.com 이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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