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파업을 둘러싼 노-정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됨에 따라 금융 구조조정 문제가 다시 핵심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는 이제부터 금융개혁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은행파업을 진화하기 위해 노측에 많은 것을 양보했기 때문에 오히려 향후 금융개혁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개혁이 필요하다는 대원칙만큼은 지켰지만 그 골격을 이루는 인원-조직감축,부실은행의 점진적 통합-합병 등 여러 면에서 후퇴한 부분이 너무 많아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파업과정에서 파업참여은행과 비참여은행간 명암은 매우 뚜렷했다”며 “개혁을 하지 않는 곳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두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 관계자는 “우리는 금융개혁에 반대한 적이 없다”며 “다만 관치금융때문에 쌓인 부실을 정부가 은행원을 희생양으로 삼아 책임과 부담을 떠넘기는 것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노-정이 파업을 피하는데 까지는 성공했지만 금융구조조정의 방법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금융전문가들도 정부 주도 금융개혁의 핵심인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관련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를 이용한 은행 통합 방안은 일리가 있지만 감원과 조직감축이 없다고 사전에 못박은 것은 앞으로 금융개혁에 근본적인 장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노-정 타협은 결국 국민의 부담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노-정 모두 자기책임을 전가하는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가 없는지 냉정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 kyk@fnnews.com 김영권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