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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밀큰연구소, '동아시아 개발은행 설립제안'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2 04:47

수정 2014.11.07 13:54


미국의 밀큰연구소는 12일 본사와 공동주최한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서울이 런던과 뉴욕에 이은 세계 제3의 금융중심지가 될 수 있다며 한국 정부와 금융권이 이같은 변화를 수용할 수 있도록 개혁작업을 가속화할 것을 조언했다.

밀큰연구소는 특히 북한·중국·동러시아 등 동아시아지역 개발을 위해 서울에 가칭 동아시아개발은행(EADB)을 설립하면 지구상의 가장 큰 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한국정부가 이를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할 것을 제안했다.

12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본사와 밀큰연구소 공동주최로 열린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밀큰연구소의 도널드 스트라스하임 사장은 인적자원이나 교통, 통신, 기술발전 등의 여건으로 미루어 볼 때 서울이 영국 런던과 미국의 뉴욕에 이은 세계 제3의 금융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라스하임 사장은 서울이 국제금융의 중심이 되는 과정에서 한국정부와 한국 금융인들의 욕구와 철저한 준비, 그리고 기술발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밀큰연구소의 힐튼 루트 경제연구실장은 이와 관련, “북한·중국·동러시아 등 동아시아 지역은 지구상에서 가장 개발이 덜된 곳이지만 동시에 잠재적 경제개발 가치도 엄청난 곳”이라며 “한국이 EADB 설립에 주도적인 자세를 취하기만 하면 투자할 외국자본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수석고문을 역임한 루트 실장은 한국이 지리적 이점과 양질의 인적자본을 활용해 EADB 설립에 앞장설 경우 투자할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EADB는 북한의 인프라투자에 소요될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벤처투자 관행과 관련, “한국처럼 대기업들이 벤처투자의 주체가 되면 위험을 회피하면서 안전위주로 자금을 배분하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경제의 장래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희준 넥스트미디어그룹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파이낸셜 뉴스와 넥스트미디어 그룹은 한국 경제의 국제화에 이바지하며 국제적인 미디어 그룹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하고 “변화를 앞장서 이끄는 지도력 있는 언론매체가 될 것”이라고 언급, 서울이 국제금융 중심지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파이낸셜 뉴스가 언론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임을 밝혔다.

제임스 바스 밀큰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금융기관들의 가장 취약점은 초보적인 수준에도 못미치는 위험관리 기법이라고 지적하고 위험관리 기법의 선진화를 위한 인적 투자와 시스템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바스 연구위원은 이어 미국에서는 기업이 은행을 소유하더라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하고 한국도 은행소유와 운영의 분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특강에서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하고 경제 안정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총수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기까지는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는 것이 국제 신인도 확립을 위해 매우 중요하며 최근의 물가안정이 환율하락 등 외부 요인에 상당부분 기인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병호 금감원 부원장은 “서울이 동아시아 지역의 금융센터로서의 위상을 갖추고자 한다”고 말하고 “세계를 시간대별로 셋으로 나눠 뉴욕과 런던이 각각 한 축을 차지하고 남은 한 축은 서울에 자리잡기를 원한다”고 말해 밀큰연구소측의 ‘서울, 세계 제3의 금융중심지 부상’ 제안에 금융당국으로서도 완전하게 공감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 fnwoo@fnnews.com 우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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