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주도 국제자유도시 건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3 04:47

수정 2014.11.07 13:54


제주도를 2010년까지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국제자유도시로 개발하는 청사진이 나왔다.건교부 의뢰로 미국의 컨설팅회사가 마련한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개발방안은 단기적으로는 관광·교육 및 첨단과학·1차산업 등을 중점 육성하고 중장기적으로 금융·물류산업기지를 추진하는 광범위한 구상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으로 건교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연말까지 가칭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기본계획”을 확정한 뒤 법제정 등의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21세기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떠오를 동북아지역,특히 중국경제의 비중을 고려할 때 지리,경제적으로 센터에 위치한 제주도를 전면 개방형 국제자유도시로 개발하여 대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육성하고 동북아 교역의 중심지로 만들려는 계획은 대단히 환영할만한 일이다.우리도 제주도 하나쯤은 제도,문화,생활여건 등 한국형 제약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국제적 수준의 “동북아 자유도시”로 가꿔나가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원대한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충족요건이 선행되지 않으면 안된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어는 물론,영어,중국어 및 일본어가 자유롭게 통용되고 외국인이 불편을 느끼지 않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경제적 자유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국제금융,물류산업의 중심이 되기 위해 교육의 확대,항만·공항시설의 확충,외국기업의 유치계획 등이 체계적,단계적으로 차질없이 추진되어야 한다.제주도가 이렇게 국제자유도시로 부상할 때 한국은 명실공히 동북아의 중심국가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4조60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될것이다.또한 제주도 개발 청사진에 가려지는 부분도 다시 조명해보아야 한다.개발이익을 분배하고 현지인 고용을 유도한다는 제주도민들의 참여방안도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무분별한 개발열풍 속에서 산림,식수,공기 등 청정환경을 보전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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