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조흥·외환은행, 독자생존 고수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3 04:47

수정 2014.11.07 13:53


한빛은행과 함께 금융지주회사에 들어갈 핵심 은행으로 꼽히는 조흥·외환은행이 저마다 독자생존 원칙을 강하게 고수하고 있어 지주회사 편입을 둘러싸고 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13일 “금융구조조정에 관한 노-정 협상 과정에서 우리 은행은 선택권을 인정받은 것으로 안다”며 “현재 지주회사 편입에 따른 득실을 따지고 있으나 보험-증권 등을 거느린 금융그룹으로 독자생존한다는 것이 기본원칙”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와 금융노조간에 조흥은행의 독자생존을 보장하는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설을 뒷받침하는 것이서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조흥은행의 경우 6월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0% 안팎이고 잠재손실에 따른 추가 충당금 부담이 전혀 없기 때문에 충분한 독자생존 능력이 있고,이를 입증할 자신도 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업체인 아남반도체를 오는 9월 이내에 조기졸업시키면서 이 회사에 출자전환해준 주식을 고가에 팔아 연내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의 상당부분을 갚고 독자생존을 모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은 지난 98년 6월 아남반도체에 주당 5000원씩에 1543만주를 출자했으나 최근 아남반도체 주가가 1만4000∼1만5000원선으로 급등,1500억원 가량의 평가익을 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반도체 수요업체들이 반도체 물량의 안정공급을 조건으로 아남 주식을 3만5000∼4만원선에 고가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주식매각이 성사될 경우 조흥은행은 최소 45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도 이날 “우리는 독장생존을 추진할 것”이라며 “대주주인 코메르츠뱅크 이외에 제3의 주주를 영입해 증자를 하는 방식 등으로 자본력을 대폭 확충하고 자체 지주회사를 설립해 은행·증권·보험 등을 거느리는 금융금룹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메르츠뱅크가 다음주 드레스트너뱅크·알리안츠와 합병발표를 할 것이라며 우리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여러 이종 금융기관을 거느린 금융그룹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증자지원을 받았던 외환은행은 노-정합의에 따라 정부에 경영정상화 계획서를 내야 하는 ‘공적자금 직접 투입은행’에서 빠졌기 때문에 정부가 이와 별도로 경영계획서 제출을 요구할 지 주목된다.

/ kyk@fnnews.com 김영권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