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野 '청와대 친북세력' 발언에…고함-삿대질-정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3 04:47

수정 2014.11.07 13:53


국회 대정부질문 사흘째인 13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이 북한의 이회창 총재 비방발언에 대한 정부측의 소극적 대응을 문제삼으며 “청와대가 언제부터 친북세력이었느냐”고 발언하자 여당의원들이 이에 반발,본회의가 정회되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이날 대정부질문 다섯번째 질문자로 나선 권 의원은 원고없는 즉석발언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에 머문) 2박3일만에 (북한과) 만리장성을 쌓았느냐”면서 “도대체 북한에 무슨 약점을 잡혔길래 그런 저자세를 취하고 있느냐”는 정부측 겨냥으로 시작됐다. 권 의원은 이어 “그런 자세가 북한의 오만을 불러 언론취재 등을 불허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의 이런 발언이 계속되자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반발,본회의장은 일시에 고함과 삿대질이 오갔으며,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즉각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권 의원 발언을 성토했다.

천 의원은 “권 의원의 발언이 개인 발언인지,아니면 한나라당이나 이 총재가 지시해서 조직적으로 행한 발언인지 묻고 싶다”면서 “권 의원은 발언을 정식 취소하고 속기록에서 삭제하라”고 촉구했다.

천 의원은 또 “청와대가 용공세력이냐는 식의 발언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으며 과거 50년 동안 구 여권이 해온 야당에 대한 비열한 용공음해를 재연한 것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다”고 역공을 펼쳤다.


그러자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터져 나왔고,이에 민주당 서영훈 대표까지 분을 참지못한 듯 한나라당 의석을 향해 삿대질을 하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의 고성 속에 분위기가 격양되자 이만섭 국회의장은 “북한의 언론이 잘못한 것은 분명한 것인데 그 언론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게 싸워서야 되겠느냐”면서 “이게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자제를 촉구했다.


이처럼 소란이 계속되자 결국 이 의장은 “이 자리에서 여야가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누구를 위한 것이냐,다함께 냉정을 요구한다”면서 서둘러 정회를 선포했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박병석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북한의 보도기관이 최근 한국의 야당 총재,전직대통령과 특정언론을 비난한 것은 남북간 화해와 교류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제를 촉구하고 “북의 보도기관은 남북간 체제의 다른점을 이해하고 남북정상회담의 정신을 살려 남북간 화해와 교류협력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seokjang@fnnews.com 조석장 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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