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동아시아개발은행설립 적극 추진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3 04:47

수정 2014.11.07 13:53


파이낸셜 뉴스가 주최한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제기된 동아시아개발은행(EADB) 설립 문제가 정부와 정치권, 금융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13일 한국이 EADB의 설립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는 미국 밀큰연구소의 제안에 완전한 공감을 표시했다. 여야 등 정치권도 정부가 동아시아개발 은행 설립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융계는 EADB 설립이 한국을 중국, 일본, 북한 등 동아시아지역의 금융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남북경협 확대와 동아시아의 역내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밀큰연구소의 도널드 스트라스하임 사장과 힐튼 루트 세계경제분석실장, 제임스 바스 수석연구위원을 청와대에서 만나 EADB 설립 제안 설명을 듣고 “기본적으로 인식을 같이 한다”고 말하며 “EADB가 설립된다면 한반도가 동아시아 개발을 위한 금융분야의 통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석은 “북한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세계은행(IBRD) 등의 프로그램에는 정치적 이유로 참여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수석은 “지난해 11월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세안정상회담 때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 정상들이 특별회담을 갖고 동아시아지역 뱅킹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 모색을 논의한 적이 있다”고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밀큰연구소의 스트라스하임 사장은 “은행설립을 위해 유럽과 러시아, 중국, 일본 등과 협조해 구체적 안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할 의사가 있으며 은행 설립시 민간자금의 동원에 주도적 역할을 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들이 자금 출자에 소극적이었으며 앞으로 은행설립 자금만 마련된다면 우리 정부로서도 크게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치권도 남북관계 발전에 발맞춰 북한, 중국, 동러시아 등의 개발을 위해 새로운 금융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일제히 지적하고, 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주문했다.


조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동북아개발은행 설립과 밀큰연구소가 제안한 EADB 설립제안은 사실상 같은 것”이라며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지난 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의 개방?^개혁이 본격화될 시점에 대북지원에 필요한 재원조달을 위한 동북아개발은행의 설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철조 산업은행 부총재는 13일 “EADB 설립제안은 시기적으로 늦은 감마저 있다”며 “이번 제안이 현실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ykkim@fnnews.com 김영권, 조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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