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동아시아개발은행] 청와대반응…˝작년 아세안회담 때도 거론˝

청와대는 본사와 미국 밀큰연구소가 12일 공동 주최한 서울 국제금융포럼에서 제기된 동아시아개발은행 설립제안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청와대를 예방한 도널드 스트라스하임 사장과 힐튼 루트 세계경제분석실장,제임스 바스 수석연구위원등 밀큰연구소측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동아시아개발은행 설립구상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아이디어”라며 “기본적으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11월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시안 정상회담때 한국과 중국 일본등 3개국 정상들이 특별회담을 갖고 파이낸싱과 무역 투자등 3개분야에서 협력키로 한 바 있다”며 “이들 3개국의 연구기관들이 현재 은행설립등의 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특히 1단계로 동아시아지역에서의 뱅킹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통합연구센터를 만들기로 해 3개국간 합동연구를 위한 연구소 설립 등 구체적인 실천계획 마련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북한 등지에 대한 미국의 선박억류(엠바고)가 아직 진행 중이고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통화기금(AMF) 등에 미국이 미온적이며 중국도 일본을 경계하고 있는 점이 은행설립 등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동아시아개발은행 구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단계”라고 분석．

자리를 함께한 권오규 재경비서관도 원칙적인 동의를 표시한 후 “동아시아지역을 대상으로 한 장기금융기관 설립에는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들어가야만 해 자금을 끌어들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수석은 “한반도가 과거 인구와 자본·토지 등이 경제요소이던 과거에는 열강의 진출목표가 돼 지리적으로 불리한 점이 많았으나 지식과 정보·문화활동력 등이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는 현대 정보사회에서는 오히려 중국이란 큰 시장과 일본의 자본 등을 갖고 있어 매우 유리해졌다”며 “앞으로 남북관계가 진전된다면 남북 간에 자본과 기술인력이 통하는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때가 되면 한국이 지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소임을 하게 될 것”이라며 “루트박사가 제안한 동아시아개발은행 구상도 그런 점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며 구체화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e-mail] 조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