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선물·옵션

선물시장 '홍콩물고기' 잠수중?

박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4 04:47

수정 2014.11.07 13:52


소위 ‘홍콩물고기(외국인투기세력)’들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 주가지수선물시장이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일각에서는 외국인투기세력들이 국내 증시의 안정화로 인해 힘을 못쓰게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선물시장의 투기세력들은 잠시 ‘잠수’해 있을 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7월물 옵션만기일이었던 지난 13일, 장중에 매도차익거래 1260억원을 포함해 1916억원의 프로그램매도물량이 출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와 지수선물가격은 소폭 상승,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종합주가지수가 22.43포인트나 하락했던 지난달 8일(6월물 옵션만기일)과 선물시장에서의 서킷브레이커즈 발동으로 종합지수가 48.32포인트나 추락했던 지난달 15일과는 너무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 달에 선물시장이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단지 투자자들이 호재와 악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655.93포인트였던 종합주가지수는 남북정상회담소식 등의 소식에 영향을 받아 6월 12일에는 845.81포인트까지 수직상승했다. 보름도 안되는 기간동안 지수가 100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시장의 변동성에 민감한 외국인투자가들은 이 틈을 이용해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을 오가며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었다.

이 달은 상황이 다르게 펼쳐지고 있다. 작전세력소식과 각종 파업소식에 투자자들이 크게 동요되지 않고 있다. 월 초 835.21포인트였던 종합주가지수는 13일 현재 845.75포인트로 홍콩물고기들에게는 그리 좋은 물이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기세력이 선물시장을 떠나고 있다고 보지 않고 있다.

구돈완 한화증권 선물옵션영업팀 팀장은 “이 달에는 차익거래 잔고가 적었고 현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각종 재료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물시장이 안정된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구 팀장은 이어 “현재 외국인들의 거래형태로 볼 때 현, 선물간 일정 이상의 변동성만 주어진다면 이들은 다시 투기거래에 집중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vicman@fnnews.com 박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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