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DI의 경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4 04:47

수정 2014.11.07 13:52


정부는 올해말 또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구조조정을 마무리짓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는 내년이후 고물가 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한국개발원(KDI)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KDI는 13일 하반기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우리경제는 올 1·4분기중에 이미 경기정점을 지나 빠른 속도로 하강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될 만한 징후들이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KDI는 또 경기의 하강세를 고려할 경우 앞으로 6개월 내지 1년 정도가 과감한 금융,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지적했다.

우리경제는 이제 겨우 IMF 경제위기를 벗어난 상태이다.경기가 다시 나빠지면 구조조정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지게 되며 이는 곧 구조조정을 통한 경제체질의 강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때문에 KDI의 경고는 더욱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KDI의 전망이 아니더라도 민간경제연구소의 전망이나 기업실사조사에서도 우리 나라 경기가 하반기엔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한은 총재도 이미 우리 나라 하반기 경제가 불안하다고 경고하면서 구조조정을 서두를 것을 언급했다.

우리경제의 문제는 그동안의 금융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기업부실이 정리되지 않아 금융부실과 실물경제의 위축으로 연결되는 것이다.최근의 신용경색과 금융불안도 기업부실과 이에따른 신용위험의 증가 때문이다.기업부채가 줄어들지 않는 상태에서 자금지원을 늘리기 위해 통화를 푸는 정책은 물가상승을 초래할 것이므로 통화정책도 보수적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금융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금융부실 특히 기업부실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정리해야 한다.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려면 일단 충분한 공적자금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공적자금의 조성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투명하게 조성하고 자금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회생가능성이 없는 부실금융기관은 과감히 청산절차를 밟도록 하고 회생가능성이 있는 금융기관에 한해 강력한 자구노력을 조건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한다.금융과 기업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완료시켜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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