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19홀]골퍼는 껌씹는 소리가 최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6 04:48

수정 2014.11.07 13:51


한동안 드라이버의 ‘빅 헤드’열풍이 불었다.이제 한물간 느낌이나 여전히 헤드가 큰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빅헤드’는 비거리 보장이란 엉뚱한 등식이 생긴 뒤여선지 이 열풍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헤드가 크다고 비거리가 더 나는 것은 아닌데 말이다.

헤드가 커지면서 소재는 가볍고 반발력이 큰 티타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 들어선 머레이징이다 뭐다 해서 티타늄을 대체하는 신소재가 등장하고 있으나 골퍼의 십중팔구는 아직도 티타늄 소재의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 티타늄 소재의 드라이버는 특이한 소리를 낸다.소리만 듣고도 티타늄 소재라는 것은 물론 메이커까지 알 수 있을 정도다.드라이버 소리는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으나 볼이 잘 맞았을 때 들리는 소리는 일정하다.

한창 인기를 끌었던 S야드 드라이버는 마치 드라이버로 호박을 내리칠 때 나는 소리와 같은 ‘퍽’하고 끝난다.그런데 캘러웨이로 대표되는 티타늄 드라이버는 ‘짝’하고 경괘한 소리를 낸다.우리나라에서 이 제품이 가장 많이 팔렸다니 가장 많이 듣는 소리일 수밖에 없다.

만약 ‘짝’하고 ‘껌씹는 소리’가 났다면 제대로 볼이 맞았음을 의미한다.이 소리가 났다면 볼은 멀리 그리고 정확하게 페어웨이 떨어진다.볼이 날아가는 것을 굳이 쳐다봐야 할 필요가 없다.볼이 잘 맞았는지 아닌지 드라이버의 소리만 듣고도 짐작할 수 있다.

라운드중 13번 잘 맞지 않다가도 단 한번만 잘 맞아도 속을 후련하게 하는 게 드라이버샷이다.낚시꾼은 손맛이라고 하는데 골퍼는 뭐니뭐니해도 ‘짝’하는 ‘껌씹는 소리’가 제일이다.아무리 긴 퍼팅이 들어가고 아이언샷이 홀컵에 기막히게 붙었다한들 이 드라이버 소리만 하겠는가.

실제 껌씹는 소리는 죽기보다 듣기 싫은 골퍼도 드라이버의 ‘껌씹는 소리’를 듣기 위해 안달하는 이유를 주말골퍼들은 공감할 것이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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