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클릭여의도] 좋은 소리만 골라 듣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6 04:48

수정 2014.11.07 13:51


민주당이 이달 들어 게시판 운영방식을 오픈 시스템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등록한 회원제로 전환한 것을 두고 사이버공간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민주당은 지난 3일 당홈페이지에 “그동안 완전히 오픈된 자유게시판을 운영해 왔으나, 게시판 글들이 도를 지나친 비방과 욕설로 얼룩져 부득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등록하는 회원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회원제 전환 이후 민주당 홈페이지에는 욕설과 비방이 크게 줄었으나 하루 100여건에 이르던 각종 의견도 10여건 안팎으로 급감했다. 사이버 공간의 최대 장점인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소리만 듣겠다는 처사로밖에 이해가 안된다. 여당을 수십 년 해본 정당이니 만큼 어느 당보다도 국민의 소리를 경청해야 한다”(ID·곽경량).

“회원제로 로그인 하니까 확실히 독하고 심한 말은 많이 줄었는데 정부여당의 여론수렴창구가 이 모양이어서야 되겠느냐”(ID·황필립). 지난주 민주당 홈페이지에 오른 네티즌들의 항의성 글들이다.


또 한나라당 홈페이지 e-토론방에도 “욕하는 이들을 피하고자 우리가 스스로의 족쇄를 채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ID·웃겨서)며 민주당의 회원제 운영방식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대세였다.

민주당 홈페이지 운영방식이 회원제로 전환된 후 이용자가 10분의1로 줄어든 반면 한나라당은 증가추세에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홈페이지 운영자도 최근 “자유로그인을 허용할 방침이나 대신 건전하지 못한 게시물에 대해서는 삭제·수정할 방침”이라고 밝혀 향후가 주목된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자유게시가 허용되기 때문에 각종 욕설과 비방으로 네티즌들의 하향평준화를 유도하고있다”(ID·국민)는 지적도 있었다.

한편 이번주 정치관련 사이트에는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 정회소동의 빌미가 됐던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의 ‘친북발언’에 대한 찬반의견이 많아 쏟아졌으며 대체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한나라당 e-토론방 ID ‘실망한’은 “국민들이 남북의 화해 분위기를 느끼고 있는데 아직도 친북세력이니 하는 구시대적인 발언을 하는 의원이 있느냐”고 질타했다.

/ pch@fnnews.com 박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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