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정공'말로만 10대 메이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6 04:48

수정 2014.11.07 13:51


박정인 현대정공 사장은 지난 1일 창립 23주년 기념식에서 현대정공을 2003년까지 세계 10대 자동차 부품업체로 육성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이에 따라 현대정공은 모듈화 전문기술을 확보하고 현대·기아차로 이원화되어 있는 A/S부품판매사업을 통합하며 수출도 할 계획이다.생산에서부터 판매까지 모든 분야를 커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를 ‘보기좋은 캐피프레이즈’정도로만 치부하고 있다.심지어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 해외 유수 메이저업체의 ‘먹이감’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자동차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답보상태인 해외제휴선 찾기=현대정공의 자동차산업에 대한 경험은 완성차인 갤로퍼와 싼타모를 생산해 본 것이 전부이다.따라서 무엇보다 해외 기술제휴선을 잡아 선진기술을 받아들이는게 급선무다.

현재 현대정공은 제동장치, 안전장치 등 시스템 및 부품 부문기술과 섀시모듈, 칵핏모듈 등 모뮬부문 기술의 도입을 추진중이다.그러나 지난해 12월 안전장치 부문에 대해 브리드사와 협정을 체결한 것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TRW, 보시사 등 해외 부품업체들이 현 주인이 몽구씨인지 몽헌씨인지 확실치 않다는 이유로 제휴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내년부터 미국 애프터마켓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현지법인과 제휴도 하루빨리 성사돼야 하나 같은 이유로 진척이 안되고 있다.

◇때늦은 e 비즈니스 사업=현대정공이 모듈화 및 부품판매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e 비즈니스 사업 진출이 선결요건.모듈업체는 계열업체로부터 온라인(BtoB)을 통해 부품을 조달받고 대리점 및 소비자와 연결되는 온라인(BtoB)망을 통해 부품을 판매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현대정공은 아직도 e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지 못했다.세계 최대 부품업체인 델파이나 비스테온 등이 이 부문에서 거의 완성단계에 이른 것에 비하면 늦어도 너무 늦은 것이다.

◇치열한 세계 시장경쟁=세계 완성차업체의 구조재편과 함께 부품업체의 구조재편도 잇따랐다.90년대초 9000여개에 달했던 세계 부품업체 수는 현재 약 3000여개로 대폭 축소된 상태.21세기에는 300∼500개 정도의 부품업체만 생존할 것으로 자동차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선진업체에 비해 기술력이 월등하게 떨어지고 세계시장 후발업체인 현대정공이 과연 재편을 통해 덩치를 불리고 있는 세계 유수의 부품업체와 겨룰 만큼의 경쟁력을 이른시일내에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시되고 있다.

/ js333@fnnews.com 김종수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