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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브랜드명 고급화 경쟁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7 04:48

수정 2014.11.07 13:50


제니스, 아데나,아이스페이스,하이페리온,미켈란쉐르빌… 모두 아파트 이름이다.건설업체의 아파트판촉 경쟁이 마감자재와 호텔수준의 고급 주거서비스에서 ‘최고급’,‘최첨단’을 상징하는 고급브랜드 붙이기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IMF환란 이후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아파트 분양가자율화 조치와 함께 주택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긴 기현상이다.

아파트를 선전하기 위해 지은 모델하우스가 외국어 전시장이 된 느낌이다.혼란스럽다는 지적도 적잖다.

◇어떤게 있나=현대산업개발의 ‘아이스페이스’는 회사 로고 ‘I’에다 공간을 뜻하는 스페이스를 붙여 ‘쾌적한 주거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상징화 했다.삼성중공업의 ‘미켈란’은 ‘최후의 만찬’이라는 걸작을 남긴 미술가 미켈란젤로에서 따온 것으로 ‘불후의 명작아파트,인간을 생각하는 아파트’를 상징하고 있다.두산건설 ‘제니스타워’의 제니스는 라틴계 영어로 ‘최정상’,‘절정’이란 뜻으로 최고급 아파트를 뜻한다.삼성물산의 ‘아데나팰리스’는 ‘에덴의 동산’이라는 스페인어.주상복합이나 고급아파트에 이 브랜드를 사용한다.삼성은 일반 아파트에는 ‘래미안’이라는 고유브랜드를 사용한다.미래첨단+아름다움+평안,안전,안심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롯데 ‘낙천대’의 낙천은 영어 롯데를 중국어로 표기한 것이며 ‘대’는 집을 의미한다.고전적 의미의 정원 등을 갖춘 고급아파트라는 뜻이다.

로마어 아크로폴리스에서 따 온 대림의 아크로빌,현대건설의 하이페리온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빛의 신이라는 뜻으로 호텔수준의 고급서비스를 제공하는 초고층아파트에 사용한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이름만 짓는 데 1500만∼2000만원이 든다.여기에 글자모양을 만들고 색깔과 간판모양을 손질하는 시각화 비용까지 합치면 용역비가 5000만원에서 수억원대에 이르기도 한다.물론 업체가 내부공모나 자체회의에서 정하는 경우도 있다.

황은석 브랜드메이저(내이밍 전문업체)사장은 “품질고급화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내이밍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 상반기 시장규모를 감안할 때 올해는 전국적으로 40억∼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업체 한 관계자는 “아파트시장의 고급화경쟁으로 걸맞는 브랜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판촉이나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그는 “수요자들이 영어를 써야 고급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poongnue@fnnews.com 정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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