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 최대재벌, 푸틴에 '부자사면령' 요구

최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7 04:48

수정 2014.11.07 13:50


러시아 최대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가 푸틴 대통령에게 재벌을 비롯한 전국민에 대한 사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베레조프스키는 16일 파이낸셜타임스지와의 회견에서 “러시아 부자들이 납득할 수 없는 법률을 어겼다는 죄로 박해를 당하고 있다”며 지난 91년 소련 붕괴 후 혼란기에 일어났던 일 등 과거의 죄에 대해 재벌을 포함,전국민을 대상으로 대사면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옐친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베레조프스키의 이같은 발언은 공산주의 정권 붕괴 후 새롭게 떠오른 이들 재벌이 지금까지 축적한 부를 푸틴 정부에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말했다.

러시아 과두재벌(올리가르흐)을 대변하는 그의 발언은 또 푸틴 정부의 대대적인 탈세조사로 수세에 몰린 재벌들이 국민을 끌어들여 정치적 반격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낳고 있다.

베레조프스키는 소련 붕괴후 사회적 대혼란을 문제 삼는다면 “지난 10년간 잠자코 있던 사람들만 제외하면 전부 감옥에 가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유수의 석유회사 유코스의 미하일 코도르코프스키 회장도 “이런 모순 투성이의 법 체계 아래서는 어떤 식으로든 법을 위반하지 않고는 기업활동을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 5월 당선된 푸틴 대통령은 부패와 무질서를 종식하기 위해 ‘법의 독재’를 통한 강력한 중앙집권 국가 수립을 공언해 왔다.


푸틴 정부는 지난 한달간 민영방송사 NTV,석유회사 루크오일,자동차 업체 로고바즈에 대한 탈세 조사로 재벌들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 rock@fnnews.com 최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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