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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 만난 사람]신찬수 공인회계사회 회장,˝연구기관 전환 신뢰도 높일것˝

이장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7 04:48

수정 2014.11.07 13:50


회계의 투명성은 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가 외국으로부터 가장 의심받은 대목 중 하나다. 회계현장을 지키는 두 축은 기업 자신과 기업들의 회계를 감시·감독하는 회계사들이다. fn은 변화하는 회계시장 여건 속에서 회계사들의 권익을 지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회계의 투명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임무를 부여받고 최근 새로 선임된 신찬수 공인회계사회 회장을 만나보았다.

지난 6월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 대강당,한국공인회계사회 제35대 회장을 선출하는 현장에서 이변이 생겼다.

8년만에 현직 회계사 3명이 후보로 나와 전례없이 뜨거운 3파전이 펼쳐진 이날,참석자들은 과반수 득표 후보가 없어 2차 최종투표로 이어질 것을 예상했다. 그러나 의외로 1차투표에서 결말이 났다.
중소형회계법인 출신인 신찬수 삼화회계법인회장이 대형법인 출신후보와 개인회계사 출신을 제치고 선출된 것이다. 신회장은 1차투표에서 53%의 득표를 보였다.

이날 선거는 회계업계에 많은 화젯거리를 남겼다. 불리할 것이라던 신회장이 1차투표에서 당선된 것도 그렇지만 대형회계법인 출신과 중소형법인,그리고 개인감사반 출신 3명이 맞붙은 선거구도는 현 회계업계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이다.

공인회계사회 신찬수 신임회장을 만나 업무추진 방향과 향후 구도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공인회계사회 운영 방향을 소개해 달라.

▲공인회계사회를 연구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97년 외환위기이후 회계정보 신뢰성에 대해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다. 자율 연구기관으로 회계정보의 신뢰성을 드높이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다. 우선 연구교육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교육담당 부회장과 조세분야를 담당할 조세담당 부회장을 신설한다. 또 대외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홍보이사와 회계사에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회원이사를 신설할 계획이다.

―대형회계법인,중소형법인,개인감사인간에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화합하도록 하는 구체적인 복안은 있는지.

▲이번 선거에 대형 및 중소형법인,감사반 대표등 모두 후보로 나섰으나 제가 회장에 선출된 것은 조정자 역할에 적임자로 여겨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각 감사인간 역할이 다르다고 본다. 대형법인이 할 일과 중소형법인의 역할,개인감사인간에 특화된 업무에 충실하면 자연스럽게 화합되리라 봅니다.

―대형법인의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져 중소형법인이나 개인감사반에서 불만이 있는 것 같다.

▲최근 대형법인의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점은 사실이다. 이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컨설팅시장이 급팽창했기 때문이다. 외국투자자들이 세계적인 회계법인과 제휴한 대형법인의 보고서를 요구한 것도 한 요인이다. 개인회계사나 중소형회계법인들도 이젠 벤처기업 등을 대상으로 M&A,경영진단 등 새 업무개발에 나서야 한다. 이젠 자격증을 가졌다고 평생 밥벌이가 보장되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대우사태 등에서 보듯 부실감사에 대한 사회적인 비판여론이 높다. 회계사들이 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이 있다면.

▲부실감사의 원인은 투명하지 않은 기업환경,외부감사에 대한 기업인의 인식부족, 기업회계기준의 미흡, 낮은 감사보수 등 열악한 감사환경에 있다. 더불어 공인회계사의 직업윤리의식 결여 등 사회전반의 복합적인 문제에서 기인된 것이다. 회계제도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혁명이 따라야 되겠지만 우선 공인회계사회는 회계사 윤리규정을 국제수준으로 제고하고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회계시장 개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세계 5대 회계법인은 국내회계법인에 지분출자만 못하고 있을 뿐 사실상 모든 사업부문에 진출한 셈이다. 수용가능한 개방의 폭과 속도는 어느정도라고 보는가.

▲우선 개방의 득실을 면밀히 따져보아야 한다. 개방스케줄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고 앞으로 정부와 계속적으로 협의해 적절히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회계사공급(CPA시험 합격자수)이 갈수록 늘고 있다.
조만간 연간 1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배출인력수는 적정하다고 보는지.

▲회계사들이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하는 것이 사회투명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어느정도 점진적인 공인회계사의 증가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회계업계에 발을 들여놓으신 지 35년이 되었는데 후배들에게 해줄 말은.

▲공인회계사는 자본주의의 파수꾼이며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투철한 소명의식과 윤리의식을 가지고 직무에 임할 것과 계속적인 자기개발 노력으로 자질향상에 힘쓸 것을 당부한다.

/ jklee@fnnews.com 이장규

신찬수 회장 약력

△1934년 서울생 △서울대 상대 졸업,고려대 대학원 수료 △삼화회계법인 대표 △한국국제조세협회 이사장 △증권감독원 회계제도 자문위원 △국세청 민관협의위원 △사법연수원,법무연수원, 서울대경영대 강사 △세제발전심의회 기업과세분과위원장(현) △국세청 법령해석고문단(현) △서울지방법원 조정위원(현) △산업포장 수장 △부인 김춘희씨와 1남2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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