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푸틴, 東方 실리외교 바쁜 걸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8 04:48

수정 2014.11.07 13:48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 밤 중국을 시작으로 동북아시아 순방에 나섰다.19일 북한을 방문,21 G-8정상 회담 참석을 위한 일본 방문에 이어 이달말께 방한 일정도 잡아놓았다.동북 아시아 주요 국가를 모두 도는 셈이다.

푸틴의 행보는 여러가지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크게보면 정치 군사적 영향력 강화 및 경제협력체제 구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는 ‘실용외교’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오는 21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중 예정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이 관심을 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 군사적 입지강화=푸틴은 냉전 시대 종식 이후 입지가 좁아진 러시아의 위상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푸틴은 우선 일본·한국·중국을 동북아 외교축으로 삼아 미국중심의 동북아시아권을 구축하려는 미국을 견제하는 데 힘을 쏟을 것 같다. 미국이 강행하고 있는 국가미사일방위체제(NMD) 구축의 명문을 무력화시키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표면적인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내면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NMD 구축에 집착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을 자극해 최근 중국의 WTO 가입을 계기로 밀월 관계를 즐기고 있는 미국을 견제한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러시아 1인자가 한번도 가지 않은 북한을 방문하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경제실리 외교=아직 궤도를 찾지 못한 러시아 경제 발전의 해법도 동북아시아에서 찾겠다는 의도다.
물론 정치 군사적 영향력 확대와 맞물려 있다.
구소련 붕괴로 잃어버린 북한에 대한 외교적 영향력을 회복하고 러시아 경제 발전의 실마리를 남북한 경제 협력에서 찾는다는 복안이다.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으로 높아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도 어느 정도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러시아횡단철도(TSR)와 남북 철도를 연계하는 방안이 방북의 주요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러시아는 TSR와 남북 철도 연계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신실크로드’라고 불릴 만큼 연계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러시아는 TSR와 남북 철도만 연결 되면 중국·일본·한국 등 경제 강국인 동아시아권과 연결되는 물류 대동맥을 가질 수 있다.통행료만 챙겨도 상당한 수입을 얻을 수 있다.

TSR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해 우즈베키스탄을 거쳐 모스크바 바로 옆 브레스트까지 연결되고 서유럽으로 이어지는 총 길이 9208㎞의 유라시아횡단철도다.TSR와 남북 철도가 연결될 경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육로로 1만2000㎞정도 된다.평균 시속 70∼80㎞ 달리고 통관절차만 간소화된다면 물류 소통에 20일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밖에 구소련 지원으로 건설된 함경도 화학공장,함경도 청진의 김책제철소 등을 현대화하는 방안도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그리고 한국을 방문,대북 진출에 공동보조를 취하자는 제의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푸틴은 한국의 자본과 러시아의 기술 및 설비를 바탕으로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하자는 방안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가 대 한반도 정책을 적극 개입쪽으로 전환하고 있음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 sooyeon@fnnews.com 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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