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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US여자오픈 개최 골프장,깊은러프·습지·바람…자연과의 싸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9 04:48

수정 2014.11.07 13:48


브리티시오픈과 US여자오픈이 열릴 골프장은 영국과 미국골프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브리티시오픈의 개최지로 골프의 메카인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는 황량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참가선수들은 자신과도 싸워 이겨야 하지만 자연과도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반면 US여자오픈의 개최지인 미국 일리노이주 리버트빌의 메리트GC는 넓은 습지에 위치했지만 넓은 페어웨이와 넉넉한 그린으로 편안함을 준다. 그리고 러프지대도 빗나간 볼도 집어삼켜 버리는 법이 없다.

129회를 맞은 브리티시오픈은 지난해 대회장소인 커누스티CC의 잔디가 질기고 페어웨이가 좁아 선수들의 불만이 잇따랐던 점을 감안해 세인트 앤드루스의 코스 길이를 늘이는 등 난이도를 낮췄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메리트GC는 일리노이주 전형적인 지형의 영향을 받아 곳곳에 습지가 발달되고 울창한 나무숲이 시야를 가려 1998년 우승자 박세리와 캐리 웹,애니카 소렌스탐 등 참가선수들이 우승을 위해선 자연조건 역시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파 72·7115야드)

골프장의 원조인 세인트 앤드루스는 잔디가 400년 이상이나 뿌리를 내리고 있을 정도로 골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현재 옛 모습을 거의 간직한 채 보존되고 있다.

17번홀(파 4·461야드)은 대회의 승부처로 가장 악명 높은 홀이다. 골프설계가들이 작업시 모델로 삼는 홀로 약간 오른쪽으로 휘어져 있는 파 4로는 가장 길며 1984년 브리티시오픈 당시 톰 왓슨이 코스를 잘못 읽어 세베 바예스테로스에게 우승컵을 넘겨준 일화를 갖고 있다.

바닷가로 향하는 11번홀(파 3·172야드) 또한 세인트 앤드루스에서 악명높기로 유명한 곳이다. 그린이 급한 내리막이고 그린 바로 앞에는 크고 깊은 벙커가 자리잡은 가운데 그린 좌우에도 복병처럼 벙커가 버티고 있다.

◇메리트GC(파 72·6516야드)

일리노이주 리버티빌에 위치한 이 골프장은 넓은 페어웨이를 좁혀 난이도를 높였다. 홀마다 벙커와 워터 해저드,숲 등 갖가지 장애물들이 도사리고 있어 코스공략이 까다롭다.

특히 그린이 딱딱하고 빠르기 때문에 정교한 퍼팅을 요구해 톱랭커들을 긴장시킨다.

노동자 출신인 봅 로먼이 설계했다. 역시 노동자 출신인 여성골프 교습가이자 이 골프장 회장인 에드 올드필드가 코스를 망치와 끌로 조각하듯 매만지며 개보수했다.


3번홀(파 5·499야드)은 차가운 물이 흘러내리는 개울과 주변에 습지가 발달된 탓에 물안개가 종종 피어나 참가자들이 거리측정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난코스.

13번홀(파 4·354야드)은 길지 않은 코스이나 습지를 따라 오밀조밀하게 조성돼 골퍼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린 왼쪽으로 흐르는 거대한 습지와 오른쪽 입을 벌리고 있는 벙커를 피하는 방법은 정확한 샷밖에 없다.
참가선수들에게는 이 홀이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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