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엎친데 덮친 서울銀…충당금,워크아웃업체 지원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9 04:48

수정 2014.11.07 13:48


제갈길도 바쁜 서울은행에 부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업체들이 대거 몰려 문제를 일으키는 바람에 서울은행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은행은 워크아웃 기업에 FLC(신자산건전성분류기준)를 적용할 경우 충당금 적립규모가 4163억원으로 시중·지방·국책은행을 통틀어 둘째로 많아진다. 설상가상 최근 기업구조조정위원회가 정한 ‘1일 관찰점검대상’에 서울은행 관할인 진도,우방,동아건설,미주실업,미주제강 등 5개 기업이 포함돼 집중 경영실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

문제는 막대한 충당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영업이익을 많이 내거나 자본확충 등에 나서야 하는데 어느 것 하나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이에 대해 기업구조조정위원회 관계자는 “경영성과가 불량해 점검 리스트에 올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금융계 안팎의 시각이다.

실제로 진도그룹은 지난 5일 서울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에 550억원의 자금을 신청했으나 유보된 상태다.채권단은 이미 1, 2차 채무조정을 통해 5000억원의 부채를 출자전환해주고 1000억원대의 운영자금을 지원했기 때문에 더 이상 담보없이 추가자금을 지원할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자금유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방그룹 문제는 더욱 긴박하다. 3차례에 걸친 부도위기 끝에 주택은행이 일단 300억원을 긴급지원, 급한 불을 껐지만 19일 또 다시 1600억원의 신규자금을 몰아주기 위해 채권단회의를 열어야 했다.

미주실업과 미주제강도 워크아웃 실행이 만만치 않다. 채권단은 미주실업이 더 이상 대출금 상환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해 6월말 기준으로 2차 채무재조정에 들어갔다.
미주제강도 6월말 만기도래한 15억원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 대출기한을 3개월 연장하는 등 자금경색이 심화되고 있다.

실질적 오너인 박상희 회장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서울은행으로서는 큰 부담거리다.
중소기협중앙회장과 국회의원을 겸한 박 회장은 기협중앙회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상태다.

이밖에 동아건설은 18일 새로운 경영진 선임을 위해 경영자 선정위원회를 개최했으나 신임회장 선임에 난항을 겪으면서 19일로 예정된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20일 하루 연기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기존의 부실을 털기도 바쁘고 벅찬데 오히려 악재가 겹치고 있다”며 “부실 워크아웃 문제가 조기 경영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 ykyi@fnnews.com 이영규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