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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침몰 1년] 대우號 맹장들 지금은 어디에 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9 04:48

수정 2014.11.07 13:47


▲대우호 '맹장' 들 지금은 어디에

한때 재계를 주름잡았던 대우의 맹장들은 지난해 7월 대우사태가 터지면서 혹독한 1년을 보냈다.‘샐러리맨의 우상’에서 ‘실패한 경영인’으로 추락한 김우중 전 회장은 독일 심장병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한적한 요양촌에서 심근경색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 전회장은 잘 알고 지내는 현지 기업인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독서와 텃밭 가꾸기 등으로 소일하고 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김 전회장은 유럽과 동남아 등지를 오가며 재기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대우구조조정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김 전회장의 재기설에 대해 “김 전회장은 마음을 비운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GM과 제휴를 추진하며 막판 대우차 살리기에 나섰던 김태구 전 대우차 사장은 정주호 사장(전 그룹구조조정본부장) 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자동차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그는 올해 초 고려대 경영대학원에서 학업을 다시 시작했으며 신앙생활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신영균 조선부문 사장과 양재신 기계부문 사장은 경영진으로 잔류하고 있다.

장병주 (주)대우,강병호 대우통신,추호석 대우중공업 전 사장 등은 지금도 고문 자리를 맡고 있긴 하지만 회사에 가끔 들를 뿐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배순훈 전 대우전자 회장은 정보통신부장관을 거쳐 지난 4월 미래산업 계열사인 미래 온라인 대표이사 회장으로,유기범 전 통신사장은 사장으로 영입됐다.대우전자 상무에서 사장으로 발탁돼 화제를 뿌렸던 전주범씨는 3월 벤처투자 및 경영지원사 트라이 온 홀딩스를 설립,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 경영을 상징했던 폴란드FSO 승용차공장 석진철 전사장과 우크라이나 현지 자동차공장을 이끌었던 최정호 전사장은 특별한 일 없이 소일하고 있다.

배순훈회장 외 몇명을 제외하면 대우의 전문경영인들의 활동이 활발하지 못한 데 대해 구조협의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대우 경영상황에 대한 감리가 진행중이어서 전문경영인들의 책임 문제에 대한 결론이 나기 전에는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우 계열사 움직임…(주)대우,전자,3사 분리

구조조정계획 발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돌입으로 이어진 ‘대우호’의 표류는 지난해 11월1일 김우중 전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사장단 사직서 제출로 종지부를 찍었다. 대우의 운명은 채권단의 손으로 넘어간 것이다.

대우 계열의 워크아웃은 소액주주의 반발, 채권단이나 노조와의 갈등 등이 한때 발목을 잡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주력 계열사인 대우차 매각이 급류를 타고 대우중공업과 ㈜대우 등의 분할 계획이 발표되는 등 회생 움직임이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대우차 매각=‘세계 경영’의 첨병이었던 대우차는 워크아웃 12개 계열사 중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회사. 연초부터 시작된 매각 작업은 지난달 29일 우선협상대상자로 미국 포드사가 선정되면서 가닥이 잡힌 상태다.
대우구조조정협의회측은 포드가 제시한 인수금액 7조7000억원에서 가격이 크게 깎이지 않는 선에서 9월까지 계약을 완료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오호근 대우구조조정협의회 의장은 이와 관련, “포드와의 줄다리기 과정에서 다소 깎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차 승용차 부문 매각 뒤 남은 상용차 부문은 이르면 다음달 중 국제입찰 방식으로 매각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계열사 분할 뒤 정상화=대우중공업의 경우 다음달 1일자로 조선해양 부문의 새 법인 ‘대우조선공업’과 종합기계 부문의 ‘대우종합기계’로 분할된다.㈜대우는 9월1일 자로 무역 부문 ‘대우인터내셔널’, 건설부문 ‘대우건설’, 잔존회사 등 3개사로 분할 돼 본격적인 경영정상화에 나선다. ㈜대우 채권단은 이와 관련, 20일 채권단 금융기관 협의회를 열어 ㈜대우 를 3개 분할 법인으로 분할할 것을 결의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분할 과정에서 무역과 건설 부문에 각각 3758억원과 7275억원을 출자 전환해 대우인터내셔널의 부채비율을 734%, 대우건설 부채비율을 577%로 낮출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백색가전과 영상기기, 멀티미디어 부문 등으로 분리돼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 구조협은 최근 이같은 내용의 대우전자 처리 방안을 채권단에 통보해놓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 minch@fnnews.com 고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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