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푸틴,기득권 과두세력 눌러야 앞날 순탄˝…타임紙 취임 100일 평가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9 04:48

수정 2014.11.07 13:47


‘허니문은 끝났다. 이제 푸틴은 군·정·경제계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최근 시사주간 타임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을 맞은 러시아 대통령 푸틴을 이렇게 평가했다.

유럽 순방에 이어 현재 아시아를 한 바퀴 빙 돌고 있는 푸틴은 국제무대에서 받는 각광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강한 러시아 건설’을 내세운 푸틴이 직면한 최대 과제는 이른바 올리가르흐(과두 지배세력)의 반발이다.

푸틴은 취임 후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루크오일과 언론재벌 블라디미르 구신스키 회장을 전격 수사하는 등 올리가르흐에 대한 사정의 고삐를 사정없이 죄고 있다.
올리가르흐는 옐친 전 대통령 시절 막강한 세력을 형성한 지배세력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푸틴의 정책에 시민들은 박수 갈채를 보내는 데 주저하고 있다. 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푸틴에 대한 지지도는 54%로 지난 5월에 비해 7% 하락했다.

푸틴은 자신이 취임한 이후 경제 실적을 내세우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지난 7개월 동안 115억달러에서 205억달러로 증가했다는 것도 그중의 하나다. 그러나 외환보유액 증가도 푸틴의 정책과는 뚜렷한 관련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배럴당 30달러를 넘나드는 국제유가 상승이 러시아 무역수지 흑자에 자연스레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업이 보유한 외환을 루블화로 바꾸도록 강요한 것도 외환 증가에 한몫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인플레이션 망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중에 루블화가 넘치면서 물가가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1%를 밑돌던 물가는 6월 2.5%로 높아졌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 물가 상승률이 당초 예상했던 18%의 두배 가까운 34%까지 치솟을 것으로 우려된다.

푸틴의 재벌통제와 언론사정이 독재체제로의 복귀,또는 전체주의화의 전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푸틴의 정책이 올리가르흐에 의한 지배를 대체하는 또 다른 개악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자문하기 시작했다.

/ eclipse@fnnews.com 전태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