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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기득권 과두세력 눌러야 앞날 순탄˝…타임紙 취임 100일 평가


‘허니문은 끝났다. 이제 푸틴은 군·정·경제계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최근 시사주간 타임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을 맞은 러시아 대통령 푸틴을 이렇게 평가했다.

유럽 순방에 이어 현재 아시아를 한 바퀴 빙 돌고 있는 푸틴은 국제무대에서 받는 각광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강한 러시아 건설’을 내세운 푸틴이 직면한 최대 과제는 이른바 올리가르흐(과두 지배세력)의 반발이다.

푸틴은 취임 후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루크오일과 언론재벌 블라디미르 구신스키 회장을 전격 수사하는 등 올리가르흐에 대한 사정의 고삐를 사정없이 죄고 있다. 올리가르흐는 옐친 전 대통령 시절 막강한 세력을 형성한 지배세력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푸틴의 정책에 시민들은 박수 갈채를 보내는 데 주저하고 있다. 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푸틴에 대한 지지도는 54%로 지난 5월에 비해 7% 하락했다.

푸틴은 자신이 취임한 이후 경제 실적을 내세우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지난 7개월 동안 115억달러에서 205억달러로 증가했다는 것도 그중의 하나다. 그러나 외환보유액 증가도 푸틴의 정책과는 뚜렷한 관련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배럴당 30달러를 넘나드는 국제유가 상승이 러시아 무역수지 흑자에 자연스레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업이 보유한 외환을 루블화로 바꾸도록 강요한 것도 외환 증가에 한몫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인플레이션 망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중에 루블화가 넘치면서 물가가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1%를 밑돌던 물가는 6월 2.5%로 높아졌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 물가 상승률이 당초 예상했던 18%의 두배 가까운 34%까지 치솟을 것으로 우려된다.

푸틴의 재벌통제와 언론사정이 독재체제로의 복귀,또는 전체주의화의 전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푸틴의 정책이 올리가르흐에 의한 지배를 대체하는 또 다른 개악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자문하기 시작했다.

/ eclipse@fnnews.com 전태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