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운전자는 '봉'?…'체감인상' 엄청 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19 04:48

수정 2014.11.07 13:47


정부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할 것이다’는 이유로 손해보험사의 보험료를 또다시 인상토록 허용,가뜩이나 높은 보험료에 불만을 갖고 있는 운전자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전망이다.

과당경쟁과 구조조정 지연 등에 따른 손해보험사들의 경영상 손실중 일부를 보험료 인상으로 보전해주려 한다는 불만마저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9일 발표한 자동차보험제도 개선 및 보험료 조정 내용에 따르면 책임보험료와 대물보상보험료,자기차량손해보험료 등이 대폭 오르게 된다.

정부는 전체적으로 연 3.8% 인상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자가용운전자 등 직접적인 소비자들의 체감인상 효과는 엄청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운전자가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연간 책임보험료는 18.3% 인상됐고 대물보상은 무려 35.9%나 오른다.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가입하고 혜택을 보는 보험종목이어서 사고발생시 할증률도 대폭 오르게 됐다.

보상한도를 대폭 늘렸다고 하지만 사소한 사고는 보험금 신청없이 처리하던 운전자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몇년 동안 보험자율화와 이에 따른 제도개선 명목으로 여러차례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허용해왔다.업계에서는 수지개선과 신상품 판매 등 갖가지 명목을 붙이면서 보험료를 인상해왔다.

손보업계는 2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지난 98년 17년만에 보험요율을 5.6%인하한 바 있다.그러나 지난해 들어서는 법규위반자 보험료 할증을 비롯해 보상한도 확대에 따른 보험료 인상,개인용 차량 요율 인상 등 운전자들이 알게 모르게 보험료를 줄곧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

예정손해율이 73%였던 지난 98,99년 동안 실적손해율은 98년 61.7%,99년 73%여서 사실상 영업수지상 손해는 없었다.

그러나 금감원과 업계에서는 사고율이 상승추세라며 미래의 손실을 감안했다고 주장했다.

98년도의 영업이익은 차치하고 수익이 나면 뒤늦게 보험료에 반영하고 손실은 미래 발생 예측분까지 반영하는 셈이다.

금감원은 종합보험료만 분납하던 것을 책임보험료에 대해서도 분납을 허용하면서 분납수수료로 보험료의 1%를 부담토록 해 보험사의 영업비용도 소비자에게 전가토록 했다.

임재영 보험감독2국장은 “사고율은 점증하는 추세지만 가입경력률이 계속 상승하고 할증률이 낮아지면서 보험료 수입은 계속 줄어드는 것이 주된 인상요인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영숙 한국소비자연맹 상담실장은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사회적으로 논란거리가 돼온 데는 인상요인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며 “이번 인상요인도 손해율 급증을 들고 있지만 실제로 사고가 급증한 것도 아니고 손해율 감소시기의 보험요율 조정과도 차이가 있어 불만이다”고 말했다.

/csky@fnnews.com 차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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