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19홀]레슨에 충실한(?)초보 주부골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0 04:49

수정 2014.11.07 13:47


누구나 일단 골프를 시작하면 거의 미친다.처음엔 골프를 안하겠다고 뒤로 빼던 사람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골프에 미쳐 버린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골프에 한번 미치면 앞뒤 가리질 못한다. 심할 땐 처자식도 눈에 들어 오지 않는다.오직 어떻게 하면 주말에 라운드할 수 있을까 하는 것으로 1주일을 보낸다.또 어떻게 하면 ‘월백’이나 ‘월 90’을 깰 수 있을까 하는데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다.

이를 보다 못한 마누라는 골프를 시작한 남편을 아예 관심 밖으로 내놓는다.너 할대로 어디 해보라는 것.그러나 이것으론 분이 풀릴리 없다.골프에 미친 남편을 다루는 마지막 단계가 마누라 자신도 골프를 시작하는 것이다.어디 같이 미쳐보자는 것.이쯤되면 아무리 골프에 미친 남편도 한발 뒤로 물러서게 마련이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데서 생긴다.

처음 골프를 시작한 여성골퍼들은 마치 유치원생 처럼 레슨프로가 하라는 대로 한다.머리를 들지 말라고 하면 들지 않는다.

한 여성골퍼는 5개월 동안 죽어라 연습장에서 연습을 하고 레슨프로와 함께 머리를 얹으러 필드에 나갔다.

여기서도 레슨프로의 필드레슨은 계속됐다.

“사모님, 그립은 너무 꽉 잡아서도 너무 느슨하게 잡아서도 안됩니다.마치 남자의 물건(?)을 다루듯 하면 됩니다.” 하고 가르쳐 줬다.

레슨의 효과는 바로 나타나 이 사모님은 멋진 드라이버 샷을 날렸다.그런데 ‘굿샷’을 외치고 세컨드샷 지점으로 이동하는데 이 사모님이 그립을 입에 물고 있는 게 아닌가.

이를 본 레슨프로는 실례를 잘못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살며시 다가가 말했다.“ 사모님, 입에서 그립 빼세요.”

/jdgolf@fnnews.com 이종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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