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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죽전 분양시기싸고 갈등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0 04:49

수정 2014.11.07 13:46


용인 죽전지구의 아파트 분양시기를 둘러싸고 한국토지공사와 건설업체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토지공사는 택지조성공사 착공을 위한 실시계획 승인이 지연되고 아파트 입주 전에 준공해야 할 하수처리장건설이 오는 2004년 하반기에나 완공되기 때문에 연내 분양이 불투명하다는 입장이다.반면 주택업체들은 공사착공 지연에 대한 조합원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는 데다 연내 사업목표 달성에 큰 차질을 빚게 돼 반드시 연내에는 분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토지공사 입장=가장 시급한 문제가 실시계획 승인이다. 실시계획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교통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 교통영향평가는 수도권 남부광역교통망 계획이 서 있어 조만간 마무리 될 예정이지만 환경영향평가는 환경단체들의 반발 등으로 빨라야 9월 이전에나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2가지 전제조건이 완료되면 결과를 토대로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관례상 반기 1회 또는 1분기 1회정도 열리기 때문에 11월께야 열릴 것으로 토공은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실시계획승인은 그 이후에 가능하고 토지보상과 업체들의 사업계획승인 절차를 거칠 경우 연내분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하수처리장은 입주 전에 준공돼야 하는 필수적인 기반시설. 죽전지구의 규모를 감안할 때 공사 발주후 최소 3년은 걸린다는 게 토지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현상공모를 통해 설계안을 마련중이며 세부설계를 거쳐 내년 상반기께나 공사발주가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내년 착공되면 2004년에나 완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고층아파트 건설기간이 분양후 24∼26개월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11월께 분양할 경우 2003년 하반기에는 입주하게 된다. 적어도 1년 이상은 하수처리장 사용문제가 따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상적으로 분양이 이루어진다면 내년 중반기쯤에 분양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택업체 입장=분양(건설)이 지연될 경우 법적인 송사(訟事)는 물론 경영에도 심각한 문제가 뒤따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구지정 이전에 조합원으로 가입한 입주예정자들은 2∼3년이라는 오랜 기간동안 아파트건설이 지연되고 있는데 대해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최근 조합원을 모집한 주택업체들은 조합원모집 때 입주시기를 2003년 상반기로 정해 입주가 지연되면 이에따른 책임 등 복잡한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4개 조합에 모집조합원 수가 3500여가구에 이르기 때문에 업체로선 송사 등에 휘말릴 경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지구지정 전에 자체사업부지를 확보했던 업체들도 사업목표 달성 등 경영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워크아웃 등을 진행중인 일부업체는 실적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 할 경우 경영정상화에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이에대해 “4년이나 기다려 온 아파트 분양을 또다시 연기하기는 어렵다”며 “연내 공급을 강행할 수 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해결방안 없나=주택업체들은 우선 분양한 후 입주시기를 기반시설이 완공되는 시점으로 늦추는 방안이나 임시하수처리장을 건설,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입주 가구가 9000여가구에 달해 임시하수처리장을 건설하는 것은 엄청난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그렇다고 우선 분양후 입주시기를 늦출 경우 그 만큼 오랜 기간동안 계약금 및 중도금에 대한 금리부담을 안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정책당국이 지혜를 모아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 poongnue@fnnews.com 정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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