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다우지수 뛰니 성형외과 들썩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0 04:49

수정 2014.11.07 13:46


‘깎고 빼고 펴고 부풀려라.’

미국 성형외과 의사들은 요즘 신이 났다. 환자가 밀려드는 통에 병원마다 북새통이다. 증시가 ‘뜨면서’ 주머니가 넉넉해진 미국인들이 앞다퉈 얼굴과 몸을 뜯어고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성형수술 증가와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 성형외과의사협회(ASPS) 린 푸켓 회장은 “지난 92년 41만3000건이던 성형수술이 98년 100만건을 넘어섰다”며 “주름살 제거, 유방 확대, 지방 흡입술, 박피술 등은 이제 일상사가 됐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는 연말 기준 3301.11에서 9181.43으로 세배 가까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성형수술은 돈벌이로는 최고다.
수술비가 선불인 데다 복잡한 보험료 청구 작업도 필요없다. 보험료를 내주는 HMO와 다툴 필요도 없다. 성형수술은 의보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돈 되는 일에 다른 의사들이 잠자코 있을 리 없다.피부과·안과 의사들도 ‘호객’에 여념이 없다. 인터넷과 라디오에는 ‘매끈한 몸매, 풍만한 가슴, 잘록한 허리’를 유혹하는 광고가 넘친다.

여자들만 외모에 신경쓰는 게 아니다.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 10명 중 한 명은 남자다.

부작용도 있다. 6명 중 한명 꼴로 3년 안에 재수술을 받고 심한 경우 목숨을 잃기도 한다.
올 초 시카고 사교계의 한 저명인사는 얼굴 주름살 제거술을 받은 뒤 사망하기도 했다.

성형수술 고객은 40∼50대에 접어든 베이비 붐 세대가 주축을 이룬다.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이들은 주식 투자도 활발하다.
주가가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기는 이들이나 성형외과 의사나 마찬가지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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