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공동선언 11개항 채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평양에서 양국간 협조와 국제무대에서의 상호 협력,북한미사일 문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11개 조항의 ‘공동선언’을 채택했다고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이 20일 보도했다.

이들 방송은 또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편리한 시기에 러시아를 방문하도록 초청했으며 이 초청은 감사히 수락됐다”고 공동선언이 밝혔다고 전했다.

공동선언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단독회담과 회담을 각각 갖고 “쌍무관계 문제와 상호 관심사되는 국제문제들에 관해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진행하고 회담결과에 따라 선언한다”고 서두에서 밝혔다.

공동선언은 우선 지난 2월9일 체결된 ‘조선·러시아간 친선·선린 및 협조에 관한 조약’이 양국간의 전통적인 친선관계와 선린,상호신뢰,다방면적인 협조를 강화하며 동북아시아와 국제무대에서 평등하고 호혜적인 협조를 발전시키려는 서로의 염원을 표시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6.15 남북공동선언’에 따라 한반도 통일문제를 한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하고 외부의 간섭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견해의 일치를 보았으며 러시아는 “북남 조선사람들 사이의 합의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고 공동선언은 말했다.

이어 양국이 모든 침략과 전쟁정책을 반대하고 군축과 세계안정 및 안전을 위해 적극 노력할 의향을 표명했으며 특히 “각자 양국에 침략위험이 조성되거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을 주는 정황이 조성돼 협의와 상호 협력을 필요로 할 때 지체없이 서로 접촉할 용의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전략적·지역적 안정을 위해서는 지난 72년 마련된 요격미사일(ABM) 제한조약의 유지 및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하며 제2차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Ⅱ)의 조속한 발효와 제3차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Ⅲ)의 체결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부 국가의 미사일 위협을 거론하는 것은 ‘완전히 무근거한’것이라는 의견을 같이 한 후 전역미사일방위(TMD)체계구축 움직임을 비난하며 북한의 미사일 계획이 순수 평화적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는 양자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적 협력 확대를 위한 경제분야 협정을 체결하고 이를 위한 사업을 북·러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 양측 위원장에게 위임하기로 했으며 입법·국가정권·사회단체 등 각 분야별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고 공동선언은 규정했다.

/ [e-mail] 배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