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스종금 파장…위기감 증폭, 구조조정 급류

차상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1 04:49

수정 2014.11.07 13:46


한스종금의 영업정지와 함께 중앙종금이 계획하던 제주은행과 합병이 무산돼 종금업계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업중인 8개 종금사 중 2개는 예금보험공사의 자회사로 편입되어 사실상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중 3개는 독자생존, 3개는 다른 금융권과의 합병을 통해 생존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스종합금융 부도=마지막 생명선이었던 해외자본 유치를 통한 증자에 실패하면서 급기야 부도를 내고 영업정지사태까지 이르렀다. 금감원은 실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힘에 의한 종금사 구조조정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적잖은 연쇄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총 9개 종금사 중 영남종금이 영업정지상태이며 한스를 비롯해 한국, 중앙 등이 지난 5월부터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으며 실사발표를 앞둔 이번주부터는 업계 전체에 불안감이 돌았다.


한스종금은 지난 4월 스위스 프리밧방크(SPB)컨소시엄이 최대주주 대한방직의 지분 28.62%를 인수하면서 사명도 아세아종금에서 바꾸고 재기를 모색해왔다. 지난 3월 말 기준 BIS자기자본비율이 6.09%에 불과했으나 SPB측의 3000만달러 증자 약속에 한가닥 희망을 가져왔다. 그러나 SPB측이 지난 14일까지 약속한 증자를 포기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SPB측의 증자포기 사유는 자기자본실사결과 3%대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3000만달러 증자를 해봤자 8%까지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려면 엄청난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에 한스종금의 소유권을 포기하고 한스종금의 침몰을 방치했다.

◇기로에 선 중앙종금=합병에 ‘필사적인’ 애착을 갖고 있던 중앙종금의 험난했던 합병 노력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제주은행이 합병 백지화를 선언한 것은 심한 자금난에 몰린 중앙종금과 합칠 경우 당초 기대했던 시너지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이미지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제주은행이 평화·광주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지주회사에 참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합병을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차가운 시각도 작용했다.

중앙종금은 독자적인 자구책을 수립하고 있다. 중앙종금은 급한대로 김석기 사장이 사재까지 더해 500억∼600억원의 증자를 단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종금 관계자는 “설사 BIS비율이 8%에 못미치더라도 이른 시일 안에 자구계획을 수립하고 독자생존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구책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주가는 액면가를 밑돌고 있다. 김사장의 사재출자는 확정되지 않았다. 결국 중앙종금은 예금보험공사의 자회사로 편입될 공산이 커졌다. 중앙종금이 예금공사에 편입되지 않기 위해서는 2000억원 가량의 증자를 해야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시각이다.


◇다른 종금사는 괜찮나=한스종금의 영업정지로 당장 자기자본비율이 8%에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2∼3개사는 예금인출 등 적잖은 홍역을 겪게 될 전망이며 경영상태가 양호한 여타 종금사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종금사는 대주주의 증자 등 자구계획을 정부에 제출해야 하지만 증자마저 쉽지 않은 형편이어서 제2, 제3의 영업정지 명령이 나올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일반고객은 물론 단기자금을 공급받고 있는 기업들도 가뜩이나 어려운 자금사정에 된서리까지 맞을 전망이다.

/ csky@fnnews.com 차상근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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