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후지모리 페루대통령 취임식 썰렁할듯

곽인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3 04:49

수정 2014.11.07 13:44


다음주 임기 5년의 차기 대통령에 재취임하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의 취임식장이 썰렁할 것 같다.

중남미 우방 국가원수 가운데 에콰도르와 볼리비아 대통령만이 취임식에 참석할 뿐 주요국 지도자들은 부통령이나 외무장관, 현지 대사 등이 대리참석토록 하고 불참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불참을 통보한 국가는 멕시코·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 등 12개국으로 중남미 주요국이 모두 포함돼 있다.

콜롬비아의 안드레스 파스트라나 대통령은 “일정이 꽉 차 있어 취임식에 도저히 갈 수 없다”며 구스타보 벨 부통령을 경축특사로 보낸다고 말했다.

지난 95년 재선에 성공한 후지모리의 취임 때 9개국 국가원수가 직접 찾아갔던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취임식 대거 불참은 중남미 국가들이 선거부정 의혹으로 페루 야당과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후지모리와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미주기구(OAS)는 페루 대선의 재실시 여부를 논의할 당시 내정 불간섭 차원에서 후지모리의 손을 들어 줬다.
그러나 석연찮은 후지모리의 3선 연임을 국제사회가 중남미 민주주의의 퇴보로 우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취임식 불참은 무언의 경고 또는 제재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인근 우방의 불만을 의식해 페루 민주주의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OAS의 도움 아래 알레한드로 톨레도 등 야당 지도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협의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단체, 노조 등은 후지모리의 취임을 저지하기 위해 다음주 사흘 간 평화시위를 벌일 계획이어서 또 다른 불안이 예상된다.

/ eclipse@fnnews.com 전태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