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제조벤처 세계로 뛴다-자화전자] 자기전자 신기술로 日독주에 쐐기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4 04:50

수정 2014.11.07 13:43


‘일제(日製) 폭격기·기술 독립군….’

TV브라운관 전자빔, 핸드폰 전동모터의 ‘100% 일제 수입의존도’를 ‘0% 수입의존도’로 바꿔놓은 자화전자㈜ 김상면 사장(53)을 이렇게 부른다.

지난 81년, 컬러TV 시대가 처음 열렸을 때 일제부품이 국내 전자부품시장을 싹쓸이 하다시피 했다. 완성품에 들어간 수천개의 부품 중 국산품은 손을 꼽을 정도였고 ‘일제’ 일색이었다. 그 중에서도 컬러브라운관의 전자총에서 발사하는 적·녹·청 3색을 조절하는 전자빔은 ‘가장 비싼 부품’으로 통했다.

이때 김사장은 국내 최초로 컬러선명도 조절 전자빔(PCM)을 순수 자체기술로 개발하면서 자화전자를 탄생시켰다. 당시로서는 일본기술 독주에 쐐기를 박는 혁명적인 사건(?)으로 평가됐다.
독자적인 자기(磁氣)전자 기술이 자화전자를 통해 개발된 후 국내 ‘마그넷시장’의 지각변동은 계속됐다.

이 회사의 자기전자 기술은 에어컨, 냉장고에 응용되는 정온도 발열 소자용부품(PTC), 레이저프린터, 팩시밀리의 마그넷 롤 등 7개 부문에서 개발 행진을 계속했다. 특히 이동통신시대가 열린후 핸드폰에 사용되는 초박형 진동모터는 ‘제2의 일본제품 폭격기’로 평가되고 있다. 이 기술이 개발되기 전 국내 핸드폰업체에서는 일제없이 완성품을 만들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자화전자가 신기술을 개발하면서 또다시 일제가 내수시장에서 사라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자기전자 부문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갖춘 이 회사의 올 매출목표는 1246억원. 핸드폰 진동모터가 450억원, PCM 300억원, PTC 141억원 등이다. 올 연말 세계 자기전자 부품시장에서 46%를 점유할 전망이다.
프랑스의 사젠, 아카텔사와 일본의 도시바, 대만의 중화연관 등 굴지의 전자업체들이 자화전자 부품을 수입할 정도로 총 생산량의 90%가 수출되고 있다.

근로자 30명에 연매출 30억원의 소기업에서 600명, 12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자화전자는 세계 자기전자 부품시장의 정상등극을 통해 한국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김사장은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로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현재 20여개국에 달하는 해외거래선을 연말 이전에 큰 폭으로 늘려 수출 초우량기업으로의 발판을 더욱 다지겠다”고 말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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